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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아침] 시간의 축적

[그림이 있는 아침] 시간의 축적 기사의 사진
정상화 展(7월30일까지 서울삼청로 갤러리현대·02-2287-3500)
단색 회화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정상화 화백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뜯어내기와 메우기로 작업한다. 5㎜ 두께로 고령토를 칠하고 마르면 캔버스를 규칙적인 간격으로 가로 세로를 접어 물감을 덜어내고 다시 물감을 채우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한다. 흰색 그림은 얼핏 보면 그냥 하얀 종이처럼 보인다. 해외에서 활동하다 전시를 위해 작품을 들여오면 세관원이 “그림은 어디 있느냐”고 질문했을 정도다.

왜 이런 작업을 40여간 고수했을까. “같은 것을 계속 해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끊임없이 하게 된다.” 6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고도 작업을 계속하다 1년 만에 탈장 증세를 보여 재수술을 받았던 작가는 “아직 젊으니까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노익장을 과시한다. 경기도 여주 작업실에 징을 걸어두고 가끔 치면서 자신을 독려하기도 한다. 복잡다단한 시대에 단순한 색으로 삶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그림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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