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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담는 그릇 사회적기업] 돈 벌되 가치있고 혁신적인 일 하자… ‘소셜벤처’도 무럭무럭

사회적기업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은 기성세대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 기업을 직접 운영해 돈을 벌되 가능하면 가치 있고 혁신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합쳐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하지만 돈이 안 될 것 같아 영리기업들이 회피한 영역에서 성공을 거두기는 현실적으로 만만찮다. 그래서 도전정신 하나로 무장한 소셜벤처(Social Venture·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창출한 수익을 사회문제 해결에 쓰는 벤처기업)에서 어엿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거둔 결실은 더 빛난다.

2010년 가톨릭대 학생이었던 김정현씨는 딜라이트라는 소셜벤처를 창업했다. 꼭 필요한데 너무 비싸서 보청기를 못 쓰는 사람들을 위해 싸고 기능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일단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했고, 이후 앰프 같은 핵심 부품의 수입과 제조·판매를 모두 직접 하면서 유통단계를 없앴다. 그 결과 기존 시장가의 50∼70% 가격에 보청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실제 딜라이트의 2채널 표준형 보청기 가격은 34만원이다. 청각장애로 장애인 등급을 받은 사람들의 보조금 최고 한도(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맞먹는다. 조건만 맞으면 공짜로 보청기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값싼 모델을 주력 제품으로 팔면서도 이 회사는 창업 이래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오히려 43명 직원이 한 해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성장, 소셜벤처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롤모델’이 됐다.

고용노동부로부터 바람직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인증받은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친환경 웨딩드레스 제작 업체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일반 웨딩드레스는 땅에 묻어도 썩지 않아 매년 170만벌이 소각 처리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 디자이너들이 뭉쳐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의 웨딩드레스를 만들었다. 지난해 가수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결혼식을 진행해 유명세를 탔고, 이후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움직임과 맞물리며 친환경 웨딩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두 기업은 소셜벤처 경연대회 수상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09년 사회적기업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처음 시행된 경연대회는 올해로 6회째를 맞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보다 82% 증가한 1119팀이 참여해 2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도 오는 23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아 11월 전국대회를 통해 창업지원 혜택 등이 주어지는 수상자를 선발한다.

김종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2일 “대기업 취업에만 매달렸던 대학생들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매력을 느끼고 다양한 소셜벤처 창업에 나선 것은 사회 전체를 봐도 고무적인 일”이라며 “그들이 만든 새 모델이 지속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도록 격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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