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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이지용] 한·중 정상회담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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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은 격식과 분위기, 규모와 형식, 그리고 성과 등에서 한·중 수교 이래 최고였다. 우리 정부는 중국 대표단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세심한 의전으로 맞았고, 중국 또한 역대 최대 대표단을 구성해 방문했다. 시진핑 주석 수행원으로 중앙정치국 핵심 인사들과 국무위원, 그리고 장관급 인사들이 포함됐고, 200여명에 달하는 거물급 재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했다.

형식에서도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함으로써 상징적 파격을 보여주었다. 양국 정상은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치, 경제, 인문사회 전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보다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양국이 입장을 달리하는 민감한 사안에서도 상호간 이해의 접점을 찾아 협력 모멘텀을 창출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북핵과 통일, 해양경계선, 자유무역협정(FTA)과 금융 분야 협력, 그리고 역사 문제 등 상호간의 정치경제적 이해가 걸려 있는 사안에서 양보와 타협, 또는 우회의 외교술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양국이 보여준 이와 같은 노력의 이면에는 상호 협력의 필요성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은 북핵과 북한 문제, 경제 등에 있어서 중국과 보다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고,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중·일 갈등의 맥락에서 한·중 관계 강화를 전략적 돌파구로 활용해야 할 절실한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호 이해가 이번 정상회담 성과의 기본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이제 이번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외교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성숙한 단계로 접어든 한·중 관계의 공고화다. 이를 위해 강화된 외교안보 고위급 대화 채널을 통해 북핵 문제 공조와 북한 문제에 대한 상호 이해를 심화시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또한 양국 정상이 한·중 FTA를 연내 높은 수준으로 체결한다고 합의한 만큼 한국의 협상력을 최대한 살려야 할 것이다. 특히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금융 분야 협력을 FTA 협상에서 중국 금융시장 개방 확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양경계 협상을 가동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한·중 해양경계 협상은 타결 시기가 늦어질수록 한국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이 한국과의 협력을 우선순위로 놓고 있는 현재의 국제정치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조속히 타결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화해와 협력 방안 모색이다.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해양세력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대륙으로 진출하고, 대륙을 기반으로 해양으로 뻗어나가면서 양자의 가교 역할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허브를 지향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제는 보다 강화된 한·중 관계를 바탕으로 일본과 미국에 대한 외교에 공을 들여야 할 때다. 한·중 관계 강화가 일각에서 제기하듯 일본과의 대립전선 형성이나 한·미동맹 이완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성숙한 한·중 관계를 한·중·일 협력을 위한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은 북한에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할 시기다. 북한으로 하여금 시대 흐름이 냉전시기를 벗어나 있음을 다시금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즉, 한·중 관계 발전이 북한에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적극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렇게 봤을 때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는 한국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안정, 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지용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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