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아토피·비염·천식 치료 권위자’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 기사의 사진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은 최근 한의원들의 경영난에 대해 "치료로 승부해야 하는데 보약 처방에 치중한 결과"라며 "한약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데다 한의사 수가 급증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의학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서양의학에 없는 특화된 기술을 갖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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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다음 차례는 한의학입니다." 서효석(68) 편강한의원 원장의 어조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서 원장은 "병의 근원을 치료하는 한의학의 우수성에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면서 "세계화 준비는 끝났다. 이제 하나하나 인정받아가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릴 적 편도선염을 천형으로 알고 살았다고 한다. 한의사가 된 후 병을 스스로 고치고자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오늘날 인정받는 아토피, 비염, 천식 치료의 권위자가 됐다. 그의 건강철학은 폐에 있다. 그는 "폐가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하다"는 말을 인터뷰하는 동안 여러 차례 반복했다. 지난 1일 서 원장을 만났다.

-원래 꿈이 한의사였습니까.

“아버지가 권하셨어요. 아버지는 50권짜리 한의서 전집을 통독한 한의학 애호가셨죠. 스스로 처방도 하시고. 요새 말로 하면 한약 마니아였다고 할 수 있죠(웃음). 저는 현대과학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 한의학과 가기를 싫어했어요. 아버지께서 정성을 너무 들이셔서 그 바람을 따른 것이죠. 지금은 아버지께 매우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강’의 뜻이 무엇인가요.

“한자로 扁康(편강)이라고 씁니다. 편도선이 건강해야 모든 게 건강하다는 뜻이에요.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게 폐 건강입니다. 폐 기능이 좋아지면 편도는 저절로 좋아집니다. 건강해진 편도는 수많은 병을 치료하고 예방해요. 일반인들은 편도의 중요성을 잘 몰라요. 건강의 핵심은 편도에 있습니다. 편도가 건강할 때 림프구가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요. 그래야 비염, 천식에 걸리지 않고 감기의 재발도 방지할 수 있죠.”

-아토피, 비염, 천식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편도가 약해 어릴 적 편도염을 천형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올챙이 한의사 시절 편도선 치료 하러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같은 의료인으로서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렇게 시작이 된 겁니다. 그 후 여러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비염과 천식, 아토피의 뿌리가 같다는 걸 알게 됐죠.”

-서양의학이 따라올 수 없는 한의학만의 우수성을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서양의학은 대증(對症)치료에 그쳐요. 병의 원인이 아닌 증상만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치료가 기본이죠. 이에 반해 한의학은 병의 근본을 치료합니다. 양약은 혈압약, 당뇨약 등 평생 치료하는 약이 대부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근본은 남아있어요. 한의학은 병의 뿌리를 뽑아 어떤 약도 먹지 않아도 되는 근본치료를 지향합니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협진하면 환자 치료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집단이기주의 때문이죠. 서로가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어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어요. 한의사가 근본을 치료해도 이화학적 검사나 치료목적 사진촬영은 양의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협력을 구할 수밖에 없어요. 양의사도 대증치료만 하기 때문에 근본을 치료하려면 한의사와 손을 잡아야 해요.”

-얼마 전 베트남에서 세미나를 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을에는 미국에서도 세미나를 열 계획이라고 하는데 한의학에 대한 해외 반응은 어떻습니까.

“반응이 뜨거워요. 베트남 세미나의 성과가 널리 전해져 인도에서도 방문 가능성을 타진해오고 있어요. 우리 한의원만 해도 지난해 다녀간 중국인 환자가 300여명에 이르고 올해는 1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내년에는 3000명이 올 걸로 기대하고 있어요.”

-한의학의 세계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세요.

“물론이죠. 생명보다 귀한 것은 세상에 없어요. 현대 서양의학이 고치지 못하는 병의 근본을 한의학이 치료한다면 다음 시대 최고의 산업은 한의학이 될 것이고, 한국은 최고의 은혜국가로 세계 속에 우뚝 설 겁니다. 한의학의 세계화는 너무 당연하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계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의학의 세계화에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면.

“논문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죠. 의학은 논문으로 모든 걸 뒷받침합니다. 약의 효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없으면 인정받지 못해요. 한의학계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한의학 용어들이 한자투성이여서 환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바꿔야죠. 정부가 양의사의 영어 처방을 한글로 바꾸라고 한 맥락과 같이 한의사도 일반인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한자 사용을 자제하고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도록 해야죠.”

-요즘 경영난으로 문 닫는 한의원이 한둘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초토화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치료로 승부해야 하는데 보약 처방에 치중한 결과입니다. 보약시장은 홍삼과 기능성 식품 등에 빼앗겼고, 농약과 중금속 오염 등으로 한약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것도 무시할 수 없어요. 한의사 수가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들 수 있습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한의과 졸업생 수가 60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해마다 900여명이 배출되니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요. 출로는 세계로 나아가는 거예요. 그러려면 서양의학이 못 고치는 특화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한의학 지원에 소홀한 정부에 할 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현대의학만 보건정책의 전부로 알고 있어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한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4%를 넘지 못해요. 적어도 두 자릿수가 되도록 지원돼야 합니다.”

-한의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질병 치료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한의사와 양의사가 밥그릇 싸움만 했지 어떤 방법이 우수한 치료법인지 알리려는 노력을 게을리했어요. 한의학이 보다 발전하려면 난치병 치료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 유일한 출구예요.”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수리산 중턱에 삽니다. 매일 산속을 1시간30분 정도 걷죠. 산의 기운을 받으면 출근길이 가벼워요. 그리고 틈나면 동네 탁구장에 가서 로봇과 랠리를 하죠. 그랬더니 87㎏ 나가던 체중이 지금은 71㎏으로 확 줄었어요. 집사람이 싸주는 도시락도 빼놓을 수 없죠. 채소와 견과류 중심으로 식사를 하는데 부득이한 저녁 약속 있는 날을 제외하면 식단이 거의 똑같아요.”

-어떤 때 보람을 느끼십니까.

“환자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죠.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300일 이상을 사무실에 나올 수 없죠. 저는 모든 걸 100세 건강시대에 걸었어요. 현재 100세 생존율이 2만명 중 1명꼴인데 보다 많은 사람이 100세까지 사는 시대를 보고 싶고,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겁니다.”

서효석 원장 누구인가… 현대인 체질에 맞는 한의학 이론 정립 외길

서효석 원장은 한의사 생활의 전부를 아토피,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과 폐 질환 연구 외길에 바쳤다. 그 세월이 무려 42년이다. 서 원장은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일요일을 제외한 ‘빨간 날’ 쉬는 법이 없다. 주5일 근무제로 사실상 휴일이 된 토요일에도 오후 6시30분까지 환자를 돌본다.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아토피, 비염, 천식이 폐 기능 약화에서 비롯된, 뿌리가 같은 병이라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경희대 한의학과에 수석 입학한 서 원장은 동의보감의 전통적 처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대인의 환경과 체질에 맞는 독창적인 한의학 이론을 정립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서 원장은 현대인의 만성질환인 아토피, 비염,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신개념 한약 개발에 성공했다.

그의 명성은 해외에서도 통한다. 2008년 일본 오사카에 아토피한약연구소가 설립됐고,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에서도 서 원장의 치료법을 적용하는 한방병원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중국과 베트남 진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서 원장은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미주 한인의 날 행사에서 공로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미국 상·하원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서 원장의 취미는 바둑이다. 국내 바둑대회를 후원하고 인터넷 세계 아마추어 바둑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바둑 애호가다. 한국기원 공인 아마 6단의 고수로 네 점 접바둑으로 중국 창하오 9단과의 대국에선 아깝게 졌으나 서봉수 9단을 꺾은 적이 있다고 한다.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서울시 동대문구 한의사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 △대한민국 보건산업대상 수상(2010) △대한에이즈예방협회 이사 △한국글로벌헬스케어협회 부회장

만난 사람=이흥우 논설위원 hw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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