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초등학교 실내 온도가 32도” ‘에어컨 송’ 등장시킨 찜통교실 기사의 사진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수요일 밴드’가 에어컨을 틀어 달라는 내용을 담은 노래 ‘에어컨 좀’을 부르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친절한 쿡기자] “♬에어컨 좀 틀어주세요. 너무 더워요. 냄새 쩔어요. 중앙제어 풀어주세요. 부장님 실장님 교장선생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더위에 지친 초등학교 교사들이 노래를 부릅니다. 얼마나 더웠으면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노래까지 만들었을까요.

푹푹 찌는 듯 무덥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콧잔등에 땀이 맺힐 정도인데요. 한창 뛰어놀며 활동량이 많은 초등학교 학생들은 오죽할까요.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름철 초등학교 교실 온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의무교육을 한다며 아이들을 교실에 몰아넣고 쾌적한 학습 환경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학교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교실 안 온도를 측정한 사진도 첨부했습니다. 온도계는 무려 32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여름철 더위에 일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공공기관의 실내 적정온도는 28도입니다. 정부가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제시한 기준이죠.

네티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실외도 아니고 실내온도가 32도라고요?” 그리고는 각자의 의견들을 하나씩 풀어놨습니다. “초등학교만 그런가요. 고등학교도 더워요.” “찜통더위에 애들 병나겠다.” “어린애들인데, 어떻게 버티나.” 대부분 걱정 섞인 반응입니다.

교실만 덥지 교사들이 근무하는 교무실과 행정실은 예외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학교 다닐 때 교실은 더운데 교무실은 추웠던 기억이 나네요.” “교무실 행정실은 완전 시원함. 행정실 직원들은 추워서 옷 한 겹 더 입고 있던데.”

이런 학생들의 불만에 현직 교사들이 나섰습니다. 교사들의 애환을 노래하는 ‘수요일 밴드’가 ‘에어컨 좀’이라는 곡을 내놓은 것인데요. 재치 있는 가사와 랩도 절절하게 와 닿습니다. ‘지금시간 아침 여덟시 반. 출근한 지 이제 10분 지났지만 이미 흥건한 내 이마에 땀. 아침부터 쌈이 나는 우리 반.’

국민일보 동료직원의 가족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데요. 그 학교에서는 교장 눈치를 보느라 교무실에서조차 에어컨을 제대로 틀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교사는 “지난해에는 방학하기 전까지 에어컨을 딱 세 번 틀었고요. 그때 너무 더워 누군가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는지 요즘에는 조금 틀어주긴 합니다”라며 “애들 교육하라고 지원되는 예산이 대체 어디로 다 가는 건지 답답합니다. 더워서 공부를 못해요”라고 하소연했답니다.

우리나라 교육현장은 무상급식, 혁신학교, 수월성교육 등 각종 정책을 놓고 보수와 진보진영으로 나뉘어 으르렁거립니다. 하지만 이런 싸움보다 쾌적한 교육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요. 더워서 공부를 못한다는데 싸워봐야 뭔 소용인가요. 제발 학생과 교사들이 제대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교실 좀 만들어주세요.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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