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개발 NPO의 신뢰도 분석 평가] ① 국내 상황

NPO 20년도 안돼 배로 증가… 이젠 내실 다져야

[구호개발 NPO의 신뢰도 분석 평가] ① 국내 상황 기사의 사진
‘국내 NPO 모금단체 스터디 투어’에 참여한 중견·중소 NPO 실무자들이 국내 대형 NPO인 한국 월드비전을 찾아 모금 마케팅 전략에 대해 듣고 있다. 한국NPO공동회의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한국은 '기적의 나라'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돼 선진국과 국제구호개발기구의 도움으로 명맥을 유지하던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조국으로 우뚝 섰다. 지구촌 곳곳에서 구호활동을 펼치는 국내 비영리민간단체(NPO)와 후원자 수도 급속히 늘었다. 국민일보는 매주 목요일 국내 NPO들이 외형에 걸맞게 내실과 투명성, 공정성을 기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살펴본다.

◇국내 NPO 급성장세=국내 NPO는 사회 각 분야에서 시민참여가 시작된 1990년대부터 성장세를 탔다. 한국NPO공동회의와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발간한 ‘정부의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백서’에 따르면 국내 비영리법인은 91년 9716개에서 2009년 1만9203개로 97.6% 증가했다.

한국NPO공동회의가 굿네이버스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발간한 ‘2012 한국 개발복지 NPO 총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응답한 242개 개발복지 NPO의 74%가 90년대 이후에 설립됐다. 특히 2000년대에 설립된 단체만 143곳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총람은 80∼90년대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일었던 데다 민관협력을 강조하는 거버넌스(governance) 체계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NPO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NPO에게 기부하는 후원자 수도 늘었다. 총람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242개 단체를 후원하는 사람은 2010년 570만여명에서 2012년 598만여명으로 증가했다. NPO의 예산 총액도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10년 1조4118억원이던 예산 총액은 2012년 1조7902억원으로 늘었다. 회비와 후원금 내역을 보면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NPO를 지원하는 개인후원금이 2010년 4668억원에서 2012년 6867억원으로 2000여억원이 증가했다. 전체 예산에서 개인후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0년 33.1%에서 2012년 38.3%로 6.2% 포인트 늘어났다.

◇내·외부 사업평가 공개 부실=기부금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이를 관리하고 집행하는 NPO의 기능도 다양해지고 역할도 커졌다. 그러나 확대된 외형만큼 내실도 다져왔는지는 미지수다. 각 단체별로 연차보고서를 작성해 사업내용과 재무현황을 공개하지만 충실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대신 수혜자 경험담이나 신규사업계획을 소개하는 등 홍보성 내용들이 많다. 이 때문에 연차보고서만 봐서는 후원자가 수년간 기부한 단체의 사업이 어떻게 진행됐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긍정적인 것은 사업평가와 예산감사를 수행하는 단체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평가와 예산감사는 내·외부 평가로 나뉘는데 내부 평가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운영한 구성원이 평가하는 것이고 외부 평가는 대학교수나 연구기관, 전문가집단 등 외부인이 평가하는 것이다. 총람에 따르면 2010년부터 3년간 사업평가 수행 단체는 매년 증가했다. 사업평가의 경우 내·외부 평가를 모두 실시하는 경우가 2010년 23.6%에서 2012년 32.2%로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NPO 및 기부문화 선진화 시급=NPO 내부 평가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가이드스타가 2008년 출범했다. 한국가이드스타는 NPO들의 수입, 사업비, 주력사업 등 정보를 공개해 단체의 투명성을 증진하고 후원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국세청의 공익법인 기부금 사용내역 등 회계자료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국세청에 공시된 정보만으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국세청(IRS)은 비영리 법인의 전체 비용을 사업비, 관리비, 모집비로 구분해 제출토록 하지만 국내는 사업비와 그 외 비용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 이는 결국 NPO의 총비용에서 사업비 비율을 계산해 단체의 사업을 평가하는 ‘사업비 비중 분석’을 활용할 수 없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사업비와 관리비를 확실히 나눠 제출토록 제도가 바뀌어 NPO의 운영·재무상태에 대한 정보를 더 정확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투명한 기부문화 조성을 위한 가장 기본은 NPO들의 회계공시”라며 “공시양식 개정은 NPO가 대중으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기부문화와 NPO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아직 멀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