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김병삼] 神의 한 수 기사의 사진
명장 반열에 오른 뢰브 감독

2014 브라질월드컵의 대미는 ‘신(神)의 한 수’라는 말과 함께 독일의 승전보로 장식되었다. 우승한 독일의 스타는 16골로 최다 기록을 세운 미로슬라프 클로제도, 결승골을 넣은 마리오 괴체도, 골문을 완벽하게 지킨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도 아니었다. ‘신의 한 수’라는 말과 함께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감독 요아힘 뢰브가 단숨에 명장 반열에 올랐다. 뢰브는 화려한 선수경력이 없다. 2006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사퇴한 위르겐 클린스만이 당시 코치였던 뢰브를 강력하게 추천해 대표팀 감독이 되었지만 그는 그렇게 환영받지 못했다. 뢰브와 함께 독일팀은 2008년 유로 준우승, 유로 2012 4강, 2010 남아공월드컵 3위에 머물렀다. 국민의 75%가 ‘4강 감독’이라는 닉네임이 붙은 그의 퇴진을 원했지만 독일축구협회는 그와 2016년까지 재계약하며 힘을 실어줬다.

‘신의 한 수’는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교체 카드로 내세운 괴체가 결승골을 넣으면서 그의 전략을 극찬한 말이다. 사람들은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면 ‘신의 한 수’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러나 결승 경기 연장전 무렵 KBS 해설을 맡은 이영표 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전후반 90분을 뛰고 연장전에서도 수비의 대형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 팀이 얼마나 철저하게 체력과 전력을 준비했는지를 말해줍니다.” 뢰브 감독도 인터뷰에서 “10년 전부터 오늘을 준비했다”는 말을 남겼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독일은 미래 자국 축구의 위기를 보았고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축구센터를 지어 유소년을 단계적으로 육성했다. 자국 리그인 분데스리가를 건강한 구조로 바꾸면서 2011·2012시즌에는 평균 관중 수 4만5116명을 끌어모으면서 영국과 스페인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한다. 골키퍼 노이어와 결승골의 주인공 괴체가 바로 10년 준비의 열매다. 이번 월드컵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말은 스페인 축구의 상징인 ‘티키타카’의 몰락이었다. 짧은 패스와 점유율로 스페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놨던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축구 역사에 등장했던 ‘신의 전략’들은 모두 새로운 ‘신의 한 수’가 등장할 때마다 깨지고 있다.

부단한 노력과 인내가 중요

‘신의 한 수’는 없다. 단지 10년 동안 꾸준히 기다리며 노력한 결과가 있을 뿐이다. ‘신의 한 수’는 없지만, 독일의 기다림이 만들어낸 ‘신의 한 수’를 보며 부러운 마음이다. 기독교 신앙의 백미는 ‘기다림’이다. 믿음의 아버지로 부르심을 받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얻은 것은 오랜 시간의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약속으로 받았던 기업은 이삭과 야곱 그리고 요셉으로 이어져 애굽에서 430년을 살고 나서야 민족이 형성되었다. 약속의 땅을 향해 애굽을 박차고 나왔지만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 지루한 40년 광야의 길을 더 가야 했다. 하지만 그 시간 역시 하나님을 알아가는 데 필요한 철저한 훈련의 시간이었다.

기독교가 미신과 구별되는 것은 기다림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갑자기 우리에게 ‘신의 한 수’를 주시는 분이 아니라 인내와 연단이 소망을 낳는다는 것을 가르치시는 분이다. 쉽게 감동하고, 흥분하고, 분노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우리 민족의 미래에 ‘신의 한 수’는 무엇일까? 빠름과 일확천금, 황금의 신을 숭배하며 요행의 신의 한 수를 바라고 무신론적 사고로 치닫는 이 시대에 기독교적 세계관이 절실히 필요하다.

2014년 월드컵이 우리에게 준 값진 교훈은 이것이다. 부단한 노력과 인내가 ‘신의 한 수’를 만들어 낼 뿐 ‘신의 한 수’는 없다는 것. 오랜 준비와 기다림 끝에 독일만의 신의 한 수를 만들어 냈던 것처럼 우상숭배와 무신론적 세계관이 만연한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믿는 이들의 기다림이 만들어 내는 ‘신의 한 수’를 기대해 본다.

김병삼 만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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