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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개발 NPO의 신뢰도 분석 평가] ② 기부 안내자, 평가기관

미국 NPO평가기관 171개-한국 0…“시기 상조”

[구호개발 NPO의 신뢰도 분석 평가] ② 기부 안내자, 평가기관 기사의 사진
채리티 내비게이터(CN)는 홈페이지에 NPO 별점 평가와 순위를 공개할 뿐 아니라 NPO 대표의 연봉, 신규 NPO 소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CN 관계자는 “기부를 일종의 ‘사회적 투자’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NPO 평가기관 홈페이지를 방문해 정보를 찾는 이들도 함께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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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자의 비영리민간단체(NPO) 선택 폭을 넓히고 NPO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평가기관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평가기관이 NPO의 내부정보를 분석해 해당 단체가 신뢰할 만한 곳인지 대중을 대신해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NPO의 경영체질 개선과 기부자의 선택권 확대로 이어진다. 국민일보는 6월 17∼26일 한국NPO공동회의가 주관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한 '2014 미국 NPO 해외연수'에 동행해 미국 NPO 평가기관의 역할과 한계, 국내 도입 가능성 등을 살펴봤다.

◇절대적 영향 주는 NPO 평가기관=160만개의 NPO가 활동하는 ‘기부 선진국’ 미국에서 NPO 평가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NPO의 재무정보를 공개하는 가이드스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NPO를 평가하는 전문기관은 무려 171개에 이른다. 종교단체를 평가하는 기관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지난달 20일 기자가 방문한 미국 뉴저지주 글렌락에 본부가 있는 NPO 평가기관 채리티 내비게이터(Charity Navigator·CN)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NPO 평가정보를 보유한 민간단체다. 2002년 미국의 억만장자 팻과 매리언 두건 부부의 후원으로 설립됐다. 이들이 CN을 설립한 목적은 단 한가지다. 기부자가 기부처를 결정할 때 NPO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보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설립 첫해인 2002년 애널리스트로 평가팀을 구성한 CN은 미 국세청(IRS)에 제출된 NPO 1100여개의 재무보고서를 분석해 평점을 매겼다. CN은 2013년 현재 NPO 7000여개를 평가하는 거대 기관으로 급성장했다. 한 해 평균 690만명이 CN 홈페이지를 방문해 평가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이들은 ‘가장 규모가 큰 단체’ ‘지속적으로 적자운영을 하는 단체’ 등 ‘주제별 톱 텐 리스트(Top ten lists)’와 NPO 평점, 보고서 등의 정보를 참고해 기부처를 결정한다.

켄 버거 CN 대표는 “정부를 비롯한 많은 기업과 재단들이 우리 홈페이지를 ‘기부하기 전에 참고하는 유일한 사이트’로 꼽은 적이 있다”며 “CN은 현재 매년 10억 달러에 해당되는 기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소개했다.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나=CN은 매년 ‘재무건전성’ ‘신뢰성과 투명성’ ‘성과보고’를 기준으로 NPO에 4개 만점의 별점(4-star charity)을 매긴다. 설립 때부터 2010년까지는 재무건전성만 평가했다. IRS가 공개한 NPO 자료가 유일한 평가 자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무정보만으로 NPO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을 고려해 2011년부터는 신뢰성과 투명성을 함께 평가했다. 이를 위해 CN은 NPO의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와 회의록, 임직원 정보, 내·외부 감사자료 공개 여부를 평가하는 16가지 지표를 자체 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NPO 평가기준에 ‘성과보고’ 항목을 추가했다. CN이 홈페이지 방문자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 기부처를 결정할 때 NPO의 프로그램 성과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는 응답자가 87%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과보고는 IRS의 필수 수집 항목이 아니며, NPO마다 작성기준이 다르거나 보고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1000여개 NPO의 성과보고 자료를 수집한 CN은 2016년까지 1만개의 정보 수집을 목표로 NPO들에게 관련 정보 제공을 설득하고 있다.



◇평가기관, 국내에도 가능할까=CN의 NPO 평가 순위와 시스템에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도 적잖다. CN의 평가로 모든 NPO들의 재정건전성과 신뢰성·투명성이 향상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버거 대표는 “우리가 평가를 시작하면서 NPO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기부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고 믿는다”며 “지금껏 우리 평가 지표에 맞춰 NPO가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최근 성과보고를 새롭게 측정하는데 이 또한 NPO에게 변화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엔 CN 같은 NPO 평가기관이 아직 없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미국과 달리 국내는 객관적 신뢰보다 믿음을 강조하는 종교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NPO가 많아 정보 수집 및 순위 평가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NPO 평가기관이 들어서기에는 국내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CN 같은 민간 NPO 평가기관이 국내에 생기려면 공개적이고 표준화된 NPO 관련 데이터와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과 역량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할 만한 설립자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국내 NPO 역량이 커진 만큼 평가기관 설립은 의미 있는 시도이나 이를 적용하는 데는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저지=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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