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한홍] 진정한 휴식을 원한다면 기사의 사진
이제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 늘 깨닫는 것이지만 후회 없는 풍성한 휴식을 즐기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휴가에서 돌아오면 그 휴가의 피로로부터 회복하는 또 다른 휴가가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잘 쉬는 것이 쉽지 않다. 간단히 나는 진정한 안식과 충전이 있는 휴가를 위해서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대자연 속으로 들어가자

첫째, 자연으로 가라. 19세기 말 독일인들은 급속화된 산업혁명과 도시화, 군사화의 트렌드에 찌들어 삶의 여유가 없는 각박하고 비정한 사회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이러한 도시문명에 맞서 젊은이들에게 도보여행과 야영생활을 장려하기 위해서 헤르만 호프만 주도로 1895년 베를린에서 ‘반더포겔(철새)’이란 청소년 운동이 일어났다. 그 정신이 지금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어서 독일인들은 여름휴가철이나 주말이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동차 행렬로 대부분 고속도로가 막힌다.

하나님은 흙으로 인간을 만드셨다. 그래서 그런지, 인간은 흙내음을 맡고 산과 바닷속에 있을 때 말할 수 없는 상쾌함과 안락감을 느낀다. 높은 산을 오르고, 얼음같이 시원한 시냇물에 발을 담그며, 광활한 바다를 느껴 보자. 흙냄새를 맡아 보고, 울창한 숲 속을 걸으며, 들녘에 누워 찬란한 석양을 보고 밤하늘의 별들을 만끽하자. 하나님이 만드신 대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넉넉하게 하고, 묵상을 깊이 있게 하며, 사특하고 예민한 품성을 정화해 주는 신비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사랑하는 사람들과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라.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들을 대하며 살고 있는 나머지 정작 가장 중요한 우리 가족들, 그리고 좋은 친구들과 깊이 있는 사귐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여름휴가는 그것을 메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리의 아내나 남편, 사랑하는 아이들과 격 없는 스킨십을 하며, 눈과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시간을 최대한 가지려고 노력해 보자.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에 대해서 잘 안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진솔한 대화를 나눠 보면 의외로 서로에 대해서 몰랐던 것이 많았음을 알게 되고 그 깨달음만으로도 더 깊고 따뜻한 관계로 가는 돌파구가 된다. 금세기 최고의 기독교 지성 중 하나인 헨리 나우웬은 평균 500명 이상의 친구들과 항상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누구를 만나든 그가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람인 것처럼 정성껏 대해주었다고 한다.

묵상하는 독서도 바람직

셋째, 묵상하는 독서를 하라. 나는 매일 세 개 이상의 일간신문과 각종 인터넷 뉴스를 보고, 매주 대여섯 권 이상의 책들을 읽는다. 하지만 평소에 하는 그런 독서는 시간이 없어서 핵심정보 파악을 목표로 빠르게 읽어 치운다. 그러나 여름휴가 때는 좋은 책 한두 권을 소가 되새김질하듯이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는다. 오래전 켄 가이어의 ‘묵상하는 삶’과 오스왈드 샌더스의 ‘영적 리더십’을 그렇게 읽었는데, 영혼의 보약같이 큰 힘이 되었다. 인생의 큰 그림을 보려면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하고,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여유를 갖고 섭렵해야 한다. 그게 휴가 때 할 수 있는 묵상하는 독서다.

처칠, 에디슨, 아인슈타인 같은 인물들은 모두 고전 독서를 통해서 천재적 사고능력을 갖게 되었다. 타계한 애플의 경영자 스티브 잡스의 환상적 창조경영의 뿌리도 모교 리드칼리지 시절에 접한 수많은 인문고전 독서다. 플라톤과 호머에서 시작해서 카프카에 이르는 인문고전 독서 프로그램이 그의 창의적 마인드를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렇게 인문고전을 읽다 보면 언어가 아닌 감각으로 깨달아지는 게 하나씩 내 안에 쌓인다. 교과서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번뜩이는 그 무엇, 영혼의 내공이 생기는 것이다.

자연과 사람과 독서. 풍요로운 휴가를 위한 세 가지 필수요소다.

한홍 새로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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