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29) 목걸이, 상반신을 비추는 큰 조명 기사의 사진
디디에 두보 제공
알알이 엮인 줄 하나가 목에 걸려 몸 중앙에 놓이면 옷차림에 무슨 일이 일어난 듯 달라 보인다. 목걸이를 차면 옷도 기분도 흥겨워한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단순한 원피스가 웃고 도톰한 스웨터가 날렵해지고 어깨 끈이 없는 튜브톱과 브이자를 그리는 셔츠의 파임이 휑하지 않아서 쓸모가 있다. 여성스러움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여자의 목에서 목걸이가 달랑거리는 것을 보면 슬그머니 미소를 짓게 된다. 당신도 여자구나라는 동질감이 든다.

“석기시대 동물의 뼈로 만든 목걸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기원전 3000년께 메소포타미아의 여인들이 금속 초커를 즐겨 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여자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목걸이를 찰 수 있었을까?” 머리를 받쳐주는 목의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지구의 여성들이 치르는 의식이 아름답다. 한 줄, 두세 줄 또는 몇 줄로 목을 치장하는 세상의 여자들을 볼 때마다 신기할 따름이다.

목걸이가 중요하다고 지각된 것은 파리에서였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레바논 출신의 (멋을 좀 아는) 친구가 흰 티셔츠에 금속 체인이나 진주 목걸이를 매치하곤 했는데 티셔츠를 살리는 효력이 대단했다. 단순히 장식적인 구실에 그치지 않고 옷을 제대로 돋보여주는 기량에 목걸이에 대한 관심이 가중되었다. 왜 목걸이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귀고리가 얼굴을 비추는 작은 조명이라면 목걸이는 상체를 빛내는 큰 조명이라고 말한다. 목걸이와 옷은 하나를 이루며 그 사람의 인상과 차림에 획을 하나 긋는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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