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30) 귀고리, 얼굴을 비추는 간접조명 기사의 사진
스톤헨지 제공
나는 목걸이, 반지, 팔찌, 브로치를 제치는 ‘물건’이 귀고리라고, 심장에 몇 천번 새기는 귀고리 신봉자다. 뉴욕에 사는 멋쟁이 지인은 누군가와 대화할 때 눈동자와 함께 가장 먼저 보는 것이 귀고리라고 한다. 얼굴 옆에서 움직이고 반짝일 때 생기는 작은 동요는 지극히 순간적이지만 그 파장은 간과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파장의 정체는 여성스러움이다.

귀고리의 중책은 광대뼈부터 턱뼈로 이어지는 얼굴선을 입체적으로 돋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콩알만한 진주 귀고리에서는 귀여움이, 바람을 맞아 달랑거리는 크리스털 귀고리에서는 섹시함이, 링 귀고리에서는 유쾌함이, 새파란 터키석 귀고리에서는 열정이, 옥 귀고리에서는 우아함이, 그리고 요즘 한창 대세인 귀에 끼어서 착용하는 신개념의 귀고리 이어커프에서는 신비함이 잡힌다.

자신에게 알맞은 귀고리를 구하려면 적합한 길이를 찾아야 한다. 딱 달라붙는 스타일인지 달랑거리는 드롭 스타일인지, 드롭 스타일이라면 어느 정도로 내려오는 것이 어울리는지 귀에 대보면 느낌이 온다. 귀고리의 길이는 키와 목의 길이가 결정지어주며 선호하는 옷 스타일과 머리 스타일에 편승해야 어떤 것이 좋은지 안다. 이어커프의 경우는 스타일 있게 옷을 입어야 빛을 발하는 까다로움은 있으나 스타일의 마침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아우라가 강하다.

화장할 여유가 없을 때 립스틱만 쓱 바르고 귀고리를 차면 초라함만큼은 피할 수 있다. 패션은 몸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귓가에도 기거한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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