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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이재만 (4) 생애 첫 예배의 선물… 가슴 깊은 곳서 뜨거움이

통성기도 후의 느낌 아내에게 말하자 “여보 성령님이 임한거예요” 감사기도

[역경의 열매] 이재만 (4) 생애 첫 예배의 선물… 가슴 깊은 곳서 뜨거움이 기사의 사진
지난해 서울시 자살예방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이재만 변호사(가운데). 이 변호사는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교회에 처음 나가 겪었던 신앙체험을 나누고 싶다. 1998년 12월 31일 송구영신예배 때 ‘전교인 새해맞이 기도’가 있었다. 그날 교인들의 기도는 너무나 뜨거워 마치 용광로 속의 불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그래도 큰 소리로 하는 기도는 초신자인 나에게는 익숙지 않았다.

‘기도를 조용히 해야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텐데 왜 저리 미친 듯이 큰 소리로 기도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조용히 기도하는 것도 익숙지 않던 나는 주위에서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소리치며 우는 성도, 가슴에 손을 얹고 우는 성도, 일어나서 발을 구르며 기도하는 성도, 두 팔을 벌려 큰 소리로 기도하는 성도, 가슴을 막 때리며 기도하는 성도 등이 보였다.

가슴을 때리며 기도하는 성도를 볼 때는 저렇게 때리면 가슴이 아프겠다는 생각도 했다. 전교인의 기도소리가 너무나 크니까 ‘혹시 교회 천장의 전등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아내는 내 손을 두 손으로 꼭 붙잡고 기도했다. 아내의 손에서 뜨거운 맥박이 전해져 왔는데 아내의 손힘이 이렇게 강한가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날 송구영신예배에서는 성경말씀 카드를 뽑아 한 해 동안 그 말씀을 붙잡고 기도했다. 나는 레위기 26장 6절 “내가 그 땅에 평화를 줄 것인 즉 너희가 누울 때 너희를 두렵게 할 자가 없을 것이며 내가 사나운 짐승을 그 땅에서 제할 것이요 칼이 너희 땅에서 두루 행하지 아니할 것이며”라고 적힌 말씀카드를 뽑았다.

이 말씀카드를 앞에 놓고 말씀을 읽으면서 기도를 하는데 때때로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아내에게 이 느낌을 전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교회에 나가자고 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후 나는 소리치며 하는 기도가 통성기도이고 가슴을 치며 하는 기도가 회개기도임을 구주를 영접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귀중한 기도인지도 비로소 깨달았다.

통성기도 후 목사님의 기도 가운데 무엇인지 모르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거림이 느껴졌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아내에게 결국 이 말을 전했다. 그러자 아내는 갑자기 차를 세우라고 했다.

“여보, 성령이 임한 거예요. 하나님께서 당신을 사랑해 첫 예배를 송구영신예배로 보게 하시고 새롭게 태어나게 하신 거예요.”

나는 아내가 종교 때문에 가정도 소홀히 하는 광신도의 길을 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아내는 감사기도를 하더니 내게 성령이 임했으니 동해바다로 가서 바다를 보며 기도하자고 했다. 나 역시 어떤 끌림에 의해 그 새벽에 동해로 떠났다.

철 지난 겨울바다는 쓸쓸하기 마련인데 그날의 겨울바다는 무엇인지 모를 기쁨을 내게 주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나의 삶, 동생을 잃은 슬픔, 불교신자인 어머니는 장남인 나를 위하여 평생을 기도하셨는데 지금은 며느리가 크리스천이 된 미안함, 늦어진 고시 합격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주었던 고통 등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특히 마흔에 첫아들을 얻은 아버지는 나를 ‘갓 마흔의 첫 버선’이라면서 집에 오시면 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곤 하셨다. 나의 고시 합격을 못 보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회한이 마음 깊숙한 곳에 언제나 있었다.

그러나 그날 겨울바다에서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슬픔이나 회한을 더 이상 간직하지 말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결심을 했다. 아내에게 이 감동스러운 느낌을 이야기했더니 아내는 많이 울었고, 울면서 내 손을 붙잡고 하나님께 통성기도를 했다. 겨울바다의 찬바람은 더 이상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꼈고 이것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첫 선물이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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