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논단-김계동] 한·중 동맹은 가능한가 기사의 사진
최근 들어 중국학자들이 한국과 중국의 동맹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한국과 적대국인 북한과 동맹을 맺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동맹이 과연 가능할까. 더구나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북한이나 중국의 재침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체결된 동맹조약이기 때문에 한·중동맹은 한·미동맹과 상충될 우려도 있다.

국제정치의 동맹이론에 따르면 동맹은 둘 이상의 국가가 공동적이 있을 경우에 형성하는 것이다. 냉전시대 서유럽 동맹체인 나토의 공동적은 소련과 동유럽 공산국가들이었고, 한·미동맹의 공동적은 북한 및 중국공산군이었다. 동맹조약의 핵심은 동맹을 체결한 어느 한 국가가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체결국이 군대를 파견해 공동으로 그 공격을 물리치는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또한 동맹은 양국의 구두합의로만 맺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문서로 된 조약을 체결하고 체결 당사국 국민들의 비준을 받아야 국제법적인 효력이 발생한다.

국제질서가 변하게 되면 국가 간 관계의 성격도 변화함에 따라 동맹도 변화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냉전 종식 이후 동유럽 국가들의 동맹체인 바르샤바조약기구의 해체이다. 또한 1961년 북한과 소련이 체결한 북·소동맹을 소련연방 해체 이후 러시아가 북한에 동맹조약 파기를 요청해 결국 동맹조항이 없는 우호조약으로 대체한 것을 들 수 있다. 당시 민주화된 러시아가 남한과 외교관계를 가지면서 남한의 적대국인 북한과 동맹을 유지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더구나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러시아가 이념과 체제의 성격이 다른 북한과 동맹을 유지하게 되는 동기도 없어지게 됐다. 이와 같이 동맹은 보편적으로 이념적으로 동일한 국가가 체결을 한다.

역사적 현실을 들여다보면 사회주의 국가들은 동맹이론이나 서방의 동맹에 대한 관념과 다르게 동맹을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동맹이론이나 서방의 개념은 동맹에 의한 군사안보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반면, 사회주의 국가들은 정치외교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단적으로 서방국가들은 어느 한 국가와 동맹을 체결하면 그 국가와 적대적인 국가와는 동맹을 맺지 않고, 어느 한 국가가 자국과 대립적인 국가와 동맹을 맺고 있으면 그 국가와 동맹을 체결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 공산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원칙을 따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중국과 소련이 분쟁을 시작한 직후 중국과 소련은 북한과 동맹을 각기 1961년에 체결했다. 어느 한 국가가 적대적인 두 국가와 같은 해에 동맹을 체결하는 경우는 서방세계의 보편적 개념에 의하면 있을 수 없다. 또 다른 사례는 독일의 통일 과정에서 통일된 독일이 나토에 가입해 서방진영에 편입되려 하자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통일독일이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양쪽에 모두 가입하도록 요구한 적이 있다. 이러한 두 가지 사례를 보면 사회주의 국가들은 동맹을 군사안보보다 외교적인 세력균형 차원에서 활용하는 점을 알 수 있다.

한·중동맹의 가능성에 대한 주장도 이러한 사회주의 동맹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 북한과 동맹을 맺고 있는 중국이 북한과 적대국인 한국과 동맹을 맺는 것은 북한에 대한 배신행위일 수 있으며, 한국의 입장에서도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동맹을 맺는 것은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은 동맹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동북아에서의 맹주 역할을 하려는 의지로 보일 수도 있다. 동맹은 지역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며, 외교적으로 상대방 진영을 약화시키기 위한 수단도 아니다. 따라서 한·중동맹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분석과 논의, 그리고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김계동(연세대 교수·국가관리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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