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역경의 열매] 이재만 (6) 주님 영접 4년째에 톱스타 주병진씨 사건 수임

개그우먼 이성미씨 “누명 풀어주세요” 무죄 증거 찾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를

[역경의 열매] 이재만 (6)  주님 영접 4년째에 톱스타 주병진씨 사건 수임 기사의 사진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가 사회자로 출연하는 C채널의 힐링토크 ‘회복’에 출연해 간증한 뒤 함께 기도하는 이재만 변호사(오른쪽).
개그계의 신사로 잘 알려진 주병진씨는 성공한 사업가로서 젊은이들이 닮고 싶은 사람 1순위에 꼽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여대생을 성폭력하였다는 혐의는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고, 언론은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여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울먹이는 그의 모습을 TV에서 보게 되었다. 순간 “무엇인가 잘못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 6년차 변호사의 길로 접어들 때이자 4년차 크리스천으로 성경에 대한 궁금증을 문의하면서 조금씩 신앙이 자라나고 있을 때였다. 이런 어느 날 전화벨이 울렸다. 개그우먼 이성미씨였다. 주씨 2심 재판 사건을 의뢰한다고 했다. 주씨가 TV에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며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이어 이성미 박미선 김자옥씨 등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당시 주씨는 1심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순간이 ‘죽음 그 자체였다’고 말할 만큼 황폐한 마음을 안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이성미씨에게 “한국에서는 숨을 쉴 수 없다. LA 근교 바닷가에서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면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을 것 같다. 네가 사건을 알아서 하라”며 출국했다고 한다.

신앙심이 깊은 이성미씨는 그날부터 기도에 매달렸다고 한다. 그동안 주변 동료들은 주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한다면서 백방으로 변호사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이성미씨를 중심으로 박미선 김자옥 이경실 조영남 전유성 송은이 양희은 조혜련 이경애씨 등이 여러 차례 나를 찾아왔다.

진실을 밝히려면 검사의 칼날 같은 공격을 방어하면서 재판부를 설득해야 했다. 나는 검사처럼 의뢰인들이 오해할 정도로 예리하게 당시 사건에서 의혹이 있는 모든 점에 대하여 질문을 했다. 변호인인 내가 충분히 설득돼야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씨에게 지어진 매듭은 도저히 풀어낼 수 없는 함정이었다. 막상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을 면밀히 살펴보니 진실을 밝히기에는 유죄의 증거가 명백했다. 피해자와 공범들의 증언이 정교하게 조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3인 성호사건이었다. 세 사람만 입을 맞추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내듯 결백한 사람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자해공갈단 3인이 입을 맞추어 주씨를 범죄자로 만들었다. 그들이 진술을 번복하여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한 진실을 밝히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더구나 주씨는 1심에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자해공갈단들에게 합의금 2억원을 지급한 것이 마치 범죄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로 보여 결정적으로 불리해졌다. 그때까지의 수사기록과 재판기록만으로는 누가 재판을 하더라도 유죄판결이 선고될 수밖에 없었다.

난 바쁜 동료 연예인들이 시간을 내 억울함을 밝혀 달라면서 찾아온 동료애에 감복해 아득하게만 보이는 이 사건의 수임을 수락했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기란 매우 어렵다. 여론에서 질타를 받는 톱스타의 사건이기 때문에 변호 자체도 부담이 매우 컸다. 그러나 이 사건의 진실은 주씨가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아니라 자해공갈단의 피해자인 것이다. 이 사건은 이미 여론의 지탄을 받는 사건이기 때문에 양 당사자의 진술뿐만 아니라 더욱 명백한 무죄 증거가 필요했다.

난 증거 확보를 위해 이 사건 기록의 분석과 그에 따른 증거를 찾아나섰다.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았고 짙은 어둠 속에서 희미한 한 줄기 빛만 언뜻 언뜻 비칠 뿐이었다. “주님. 어떻게 이 매듭을 풀어야 합니까?”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