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징후 기사의 사진
한기창展(8월 31일까지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031-761-0137)
X선 필름을 이용해 삶과 죽음, 상처와 치유를 다룬 작업을 해온 한기창 작가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여덟 차례 팽목항을 찾았다. 희생자와 유족의 고통을 그는 누구보다 공감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고통과 절망을 겪었기 때문이다. 1993년 독일 유학을 앞두고 자동차 사고로 만신창이가 됐다. 2년간 7차례 대수술을 받았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가 붓과 종이 대신 X선 필름을 사용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침몰 해역에는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둥둥 떠다녔다. 흡착포를 바다에 던져 기름을 걷고 바닷물을 떠서 통에 담아 가져왔다. 흡착포를 말린 후 경화제를 섞은 기름 찌꺼기로 드로잉을 했다. 길이 5∼6m의 흡착포 20여개가 비극적인 죽음을 고발하는 듯하다. 인간의 탐욕이 일으킨 참극의 징후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발광다이오드(LED)의 투명 상자에 엑스선 필름을 콜라주한 작품에서는 생명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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