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 윤모(20) 일병 폭행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군의 병사 관리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이 중점적으로 보호·관리해야 할 관심병사 3명이 11∼12일 이틀 동안 3명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6월 강원도 고성 22사단 최전방 일반소초(GOP)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이 관심병사로 나타난 이후 군은 관심병사 개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말뿐이었던 셈이다. 병사 관리에서 또다시 허점이 드러남에 따라 군 수뇌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일병 사건이 발생한 육군 28사단의 관심병사 2명이 휴가를 나와 동반 자살했다. 한 명의 메모에서 ‘같은 내무반 소속 병사 1명을 죽이고 싶다’는 글이 발견돼 가혹행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육군은 12일 “같은 중대에서 근무하는 입대 동기 이○○(23) 상병과 이△△(21) 상병이 11일 오후 10시24분쯤 서울 동작구 이○○ 상병의 21층 아파트 베란다 천장에 설치된 빨래건조대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본부중대에서 근무해 왔고 윤 일병과는 연대가 다르다. 사건 당일은 이○○ 상병의 복귀 예정일이었지만 부대에 도착하지 않자 헌병대가 소재 파악에 나섰다. 그의 누나가 헌병대의 미복귀 전화를 받은 뒤 집에서 동생의 시신을 발견했다.

군은 “이○○ 상병이 B급, 이△△ 상병은 A급 관심병사였다”고 설명했다. 두 병사 모두 군 당국의 인성검사에서 자살이 예측됐지만 군은 막지 못했다. 이△△ 상병이 메모에서 죽이겠다고 한 김모(20) 상병도 관심병사 A급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오후 2시23분쯤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3군사령부 직할부대 사격장에서 실탄을 지급받은 윤모(21) 일병이 자신의 턱 방향으로 총을 쏴 머리에 관통상을 입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입대한 윤 일병 역시 인성검사 때 자살 우려가 있어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그는 사격훈련을 위해 지급받은 실탄을 사로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몰래 장전해 목숨을 끊었다.

통칭 관심병사로 불리는 보호관심병사는 군생활 적응이 힘들거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특별 관리하는 병사를 의미한다.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으로 구분된다. 이번 사건처럼 A, B급 관심병사들이 이틀 동안에 3명이나 자살한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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