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개발 NPO의 신뢰도 분석 평가] ⑤ 일본 NPO법과 공익법인 개혁

NPO활동 법으로 17개 영역 구체적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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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일본 요코하마시 NPO법인 단포포에서 서예수업이 열리고 있다. 단포포는 집단따돌림과 부적응 등의 이유로 학교 가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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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마키 교고(80)씨는 매주 있는 강습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비파를 손질한다. 비파는 일본 궁정 음악인 아악에 사용되는 발현악기로 1300여년의 역사를 지녔다. 쿄고씨는 이 악기의 명맥을 유지하고자 1970년부터 비파연합회를 구성해 비파 교육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전통음악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점차 무뎌졌고, 연합회 운영에 들어가는 재정을 충당하기도 어려워졌다.

아오시마 미치요(46·여)씨는 집단따돌림과 부적응 탓에 등교하기를 거부한 자녀와 친구들에게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자금과 장소를 구할 방법을 몰랐다. 후지마키씨와 아오시마씨는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NPO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도 미타카시의 주민회관에서 만난 후지마키씨는 “NPO 법인격을 취득하면 구성원의 개인재산과 단체재산을 명확히 분리할 수 있고, 단체로서 신뢰가 높아지며 기부도 쉽게 받을 수 있다”며 “덕분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2년 NPO법인으로 인정받은 비파연합회는 현재 회원 130여명이 도쿄와 규슈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오시마씨는 지난 5월 NPO법인 ‘단포포(민들레)’를 설립했고 후원을 받아 요코하마시에 아이들의 놀이공간을 마련했다.

일본이 1998년 제정한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NPO법)은 NPO의 활동을 불특정 다수의 이익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특정비영리활동 17개 영역(보건의료 및 사회교육, 마을 만들기, 학술·문화·예술 진흥을 도모하는 활동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이 비영리공익활동의 영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는 것과 비교된다.

일본NPO센터 정보부장 카즈오 츠지야(44)씨는 “NPO법에 따라 특정비영리활동을 수행하며 공익적인 시민단체이지만 규모가 작은 경우에도 법인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러나 그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NPO법인격을 취득한 단체는 신뢰를 보장 받는다”고 말했다.

NPO법 제2조에 따르면 법인격을 얻기 위해서는 특정비영리활동 17개 영역에 속해야 하는 것 외에 ‘사원자격의 득실(채용)에 관해 부당한 조건을 붙이지 말 것’ ‘총 임원의 3분의 1 이하만 보수를 받을 것’ ‘특정 공직 후보 혹은 공직자 또는 정당을 지지·반대하지 않을 것’ 등 6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본은 수년전 공익재단의 투명성 강화와 엄격한 관리를 위해 민법상의 공익법인(학교법인·재단법인 등) 제도의 개혁을 단행했다. 이전에는 공익법인을 설립하는 경우 해당 행정 부서에 따라 허가와 행정절차가 천차만별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유사하다.

일본 정부는 2008년 총리 비영리자문기관인 ‘공익인정등위원회’를 설립해 공익법인 심사와 허가를 일원화했다. 공익법인이 되면 기부금을 받을 수 있고, 수익에 대한 원천과세를 면제 받는다. 공익인정등위원회 위원장은 7명으로 총리가 국회 동의를 얻어 변호사 교수 등 비정부 인물들로 임명한다. 공익인정등위원회 사무국 다카츠노 다케시 기획관은 “공익인정등위원회는 휴면상태에 있거나 공익이 아닌 사업에 종사하는 단체가 생기지 않도록 감독하고, 공익법인 이사에 대한 고액 보수 지급, 불투명한 국가보조금 교부 등을 막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공익재단법인 공익법인협회(JACO)’에서는 비영리데이터시스템인 ‘노포다스(NOPODAS)’를 운영하며 공익인정등위원회를 지원하고 있다. 노포다스 시스템에서는 공익법인들의 주소와 연락처, 설립 목적과 사업 내용 등 기본정보와 기부액, 지출내역 등 재정정보를 공개한다. 현재 3만1000여개 공익법인의 정보가 입력돼 있다. 지난달 25일 만난 JACO조사부 연구원 시라이시 요시와루(40)씨는 “정보공시 자체가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증진시키고 있다”며 “기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자연스레 기부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일본의 법·제도 개혁에 대해 전남대 법대 민병로 교수는 “한국도 조속히 비영리법인제도에 관한 개혁을 단행해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규모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법인격을 쉽게 부여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시민단체들이 원활하게 공익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인이나 법인의 기부에 대해 세금 우대 등의 혜택을 줘야 한다”며 “공익법인의 설립 심사와 허가, 감독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민간위원회를 구성해 관할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쿄·요코하마=글·사진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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