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넥타이를 맨 듯한 조선백자 기사의 사진
미국 전시 중인 끈무늬 백자.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워싱턴 프리어 갤러리와 파리 기메박물관, 그리고 런던 대영박물관과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의 도자기 전시실은 인상적이다. 색깔도 예쁘고 모양도 다양한 세계의 도자기가 가득하다. “참으로 화사하고 기묘하구나!”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기서 한국도자기를 보면 반갑다. 청자든 백자든 은은한 빛깔과 차분한 그릇 모양이 정감이 간다. 하지만 외국 도자기의 화려한 색채 때문에 시선이 가려진다. 아무래도 갖가지 형태의 커다란 채색 도자기가 전시실을 압도한다. 한국도자기 중에서 외국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는 작품이 있다. 보물 제1060호인 백자 철화 끈무늬 병이다. 마치 넥타이를 맨 듯 짙은 색 끈을 목 부분에 감은 다음 아래로 길게 늘어뜨린 무늬가 있는 술병이다. 나팔 같은 주둥이에 잘록한 목과 아랫부분이 불룩한 모양은 흔하지만 몸통 공간을 대각선으로 흐르는 무늬는 어느 백자보다 단연 돋보인다.

현대 회화의 느낌을 주는 이 자기는 조선 초 경기도 광주 가마에서 만든 것으로 높이 31.4㎝, 입지름 7㎝, 밑지름 10.6㎝의 크기다. 굽 안 바닥에는 그 뜻을 알 수 없는 ‘니나히’라는 한글 글자가 쓰여 있다. 9월 28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열리는 ‘조선미술대전’에서 전시 중이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