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역경의 열매] 이재만 (11) 한류스타 송일국씨, 새벽에 찾아와 “도와주세요”

의뢰인-변호사, 상호 신뢰로 명예 회복

[역경의 열매] 이재만 (11) 한류스타 송일국씨, 새벽에 찾아와 “도와주세요” 기사의 사진
NGO 굿네이버스 홍보전문위원으로 위촉돼 패를 받는 이재만 변호사(오른쪽). 다양한 사회공헌 기관에 참여해 봉사하고 있다.
“추운 비 속에서/ 따뜻한 햇볕 같은 빨간 우산/ 비오는 날/ 온 세상이 따뜻해졌다.” 이 짧은 시는 ‘빨간 우산’이라는 제목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들이 쓴 시다. 우리 부자는 우산과 인연이 깊은가 보다. 공교롭게도 내가 변호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바로 우산 때문이었다. 법치국가에서는 법을 모르면 비를 맞게 되는데 바로 이 비를 가려주는 우산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택한 길이 바로 변호사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추운 비를 맞는 이에게 햇볕 같은 빨간 우산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위기를 관리해 주는 리스크매니지먼트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시선과 하나님의 시선이 다를 때는 하나님의 시선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럴 때 하나님에게 순종하고 오직 믿음으로 주님께 간구하면 하나님께서 해답을 주신다. 사건의 매듭이 안 풀릴 때 기도하고 주님께 간구하면 하나님은 혜안을 주시며 나아갈 길을 보여주셨던 것을 나는 수없이 체험했다. 이것은 나의 간증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 새 힘을 얻는 보너스도 있곤 했다.

리스크매니지먼트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배우 송일국씨의 명예훼손 사건을 설명하고자 한다. 송씨는 플리랜서 여기자를 폭행해 전치 6개월의 중상을 입혔다고 고소되어 국민배우로서 도덕적인 신사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하루아침에 여자를 폭행한 폭력범으로 보도됐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송씨는 끝내 결혼식장에 형사피의자로, 신부는 판사로 입장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 당시 송씨는 아시아권에서 인기 있는 최고의 한류 스타였다. 그가 주연한 드라마 ‘주몽’이 이란에서 TV로 방영될 때는 시청률이 80%를 넘었다고 한다. 추운 겨울 날 송씨는 형사고소되자마자 새벽에 수소문하여 나를 찾아왔다.

나는 그날 새벽 바로 사건 현장으로 가서 현장검증을 하면서 사건을 재현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상대방과 옷깃조차 접촉한 사실이 없는데도 상대방을 폭행해 이가 부러져 전치 6개월의 중상을 입게 하였다는 상대방 주장에 대해 영화배우의 생명을 걸고라도 진실을 밝혀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했다.

나는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당시 사건을 재현하는 영상을 촬영했고 이때 전문 영화촬영 장비인 지미집을 사용할 정도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재현 현장에서 수십차례 재현을 했을 때 송씨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역 없이 그 재현에 직접 참여했다. 재현 당시 초를 재고 줄자로 정확한 거리를 재면서 상대방의 진술과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른 재현을 하더라도 쌍방간에 상당한 거리가 있기 때문에 결국 도저히 서로 옷깃도 스칠 수 없음이 밝혀졌다. 이는 CCTV 동영상이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재확인되었다. 송씨의 아내도 판사이고, 송씨 주변에 많은 법조인이 있음에도 초지일관 담당 변호사를 신뢰해 변론의 힘을 분산시키지 않음으로써 명예가 회복되었던 리스크매니지먼트의 승리였다.

송씨는 그 당시의 승소로 명예가 회복되고 스타로서 연예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송씨는 사건진행 내내 유명한 한류 스타이면서도 인간적이고 예의가 바른 인상을 내게 심어주었다. 그러한 좋은 이미지가 바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하나님은 반전의 명수이셨다. 변호사로서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수많은 변호사 중의 한 사람일 뿐이었던 나를 주병진씨 사건을 비롯, 몇 가지 관심을 끄는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일약 스타 변호사로 올려놓으셨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교회에 나가고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으면 결코 얻지 못했을 부분이다. 하나님 안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이 진리 중의 진리임을 절감한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