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캡사이신 지나친 섭취, 암 부를 수도 기사의 사진
매운맛에 길들여져 식사 시 더 맵고 더 독한 것을 찾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매운 거라면 아예 손도 못 대는 이도 있습니다.

저는 평소 매운맛 음식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특히 된장에 찍어 먹는 ‘청양고추’의 매운맛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으뜸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매운맛을 즐기더라도 고추 섭취를 줄여야 할 듯합니다. 고추의 주성분으로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을 적당히 먹으면 암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면 되레 암 발생을 촉진할 수도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울산의대 대학원 김헌식 교수(의학과) 연구팀은 최근 우리가 통상적으로 먹는 양보다 과도한 양의 캡사이신을 위암 세포와 혈액암 세포에 각각 투여하고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세포 내 항암 수용체와 결합하고 남은 잉여 캡사이신이 ‘자연살해세포’에 붙어 암세포를 공격하는 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그로 인해 자연살해세포가 위암 및 혈액암 세포를 무력화하는 힘도 각각 33%, 50%나 감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캡사이신도 과용하면 좋지 않다는 얘깁니다.

식생활에서 지나침은 모자람 못잖게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김 교수는 “건강을 위해 매운맛도 짠맛 이상으로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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