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32) 색상의 마력 기사의 사진
크리스챤 디올 제공
색상을 잘 맞추는 감각을 지녔다면 옷을 “못 입는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확률이 높다. 색을 조화시키는 능력은 유행을 따르는 능력보다 앞선다. 색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더불어 살아야 감칠맛 나는 삶처럼 색 또한 다른 색과 만남으로써 빛을 발하고 이야기가 생기면서 옷을 입는 일이 즐거워진다. 도발적인 이미지로 굳은 빨강이 살구색과 맞닿으면 화가 풀리듯 부드러움이 맴돌고 차가운 파랑이 노랑과 손잡으면 따스한 기온이 감돌고 시커먼 검정이 흰색과 함께하면 드라마틱해진다. 초라한 색이 화려해질 수 있고 튀는 색이 차분해질 수 있으며 유치한 색이 개성 있게 돋보일 수 있는 것.

색은 분위기를 쇄신하는 마법을 불러일으킨다. 화려하거나 특이한 옷이 아니어도 색상 감각이 돋보이면 멋쟁이로 비친다. 남다른 배색만으로도 창의적일 수 있다.

색다르게 색을 매치해 입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방법은 열심히 시도하는 길밖에 없다. 톱 브랜드들의 계절맞이 새 옷들을 내 것으로 취하기는 어려우나 사용한 색상들을 주시하면 영양분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배색에 대한 아이디어는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광고 포스터, 길거리 사람들, 미술 작품, 풍경, 음식, 자연 등 뜻밖의 것에서 길어 올려지는 ‘조합’들이 있다. 주변을 면밀히 관찰하다 보면 눈을 반갑게 침범하는 색들이 분명 존재한다. 값비싼 옷이 아니어도 색상의 궁합이 맞으면 감각의 저울에서 밀려나지 않는다. 색상은 기분을 지배하며 그 어떤 말보다 효과적이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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