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최계운] 좋은 물, 건강한 물 기사의 사진
입추를 지나 추석이 코앞이지만 여름햇살의 힘은 변함이 없다. 연방 시원한 물 한 잔을 찾기 일쑤다. 물을 마실 때면 문득 문득 박철 시인의 ‘그대에게 물 한 잔’ 시가 떠오른다. ‘우리가 기쁜 일이 한두 가지이겠냐마는 그중에 제일은 맑은 물 한 잔 마시는 일…’로 시작하는 아름답고 소박한 시.

좋은 물, 특히 몸에 좋은 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건강이 현대인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 탓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그 결과, 사람들은 몸에 좋은 물에 상상 이상의 관심을 기울인다. TV나 신문에서도 아토피, 변비, 당뇨, 피부, 기침 등 증상이나 부위에 따라 어떤 물이 좋다는 식의 얘기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좋은 물에 대한 이처럼 높은 관심은 때로 ‘좋은 물’의 개념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특히 물과 상업이 결합할 때 왜곡이 커진다. 이름도 생소한 수입 병물이 엄청난 고가에 팔린다. 심지어 약국에서만 파는 병물까지 생겼다. 이를 그저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나 ‘특정 계층의 자기 과시’ 정도로 보고 웃어 넘겨야 하는 걸까. 아니라고 본다. ‘좋은 물’이 어떤 물을 말하는지 그 개념을 바로 세워야 한다.

좋은 물은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사람 몸에 좋아야 한다. 세균이나 중금속, 화학물질 등에 오염되지 않고 깨끗해야 한다. 마셔서 안전해야 한다. 가능한 한 가격이 저렴한 게 좋다. 그 양이 풍부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편리하고 자유롭게 마실 수 있어야 한다. 맛도 좋아야 한다. 물의 혜택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고루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특정 계층, 특정인, 특정 증상에 좋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물이 될 수 없다. 높은 가격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없는 물도 좋은 물이 아니다. 숨겨놓고 혼자서만 먹을 수 있는 물도 좋은 물이라 할 수 없다. 왜 그런가? 사람은 누구라도 물 없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 기본권이나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 바로 물이기 때문이다.

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체계 즉 ‘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필자는 그 해답을 ‘건강한 물’에서 찾는다. 건강한 물은 안전하고 깨끗하면서 몸에 좋은 미네랄 등을 균형 있게 포함한 물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건강한 물이 수돗물이다. 수돗물에는 미네랄 성분이 고루 들어 있다. 어떤 물보다 깨끗하고 안전하다. 우리나라 정수처리, 수질분석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쉽고 편리하게 마실 수 있고 양도 풍부하며 가격 또한 매우 저렴하다. 안타까운 것은 이처럼 좋은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이가 매우 드문 점이다. 막연한 불안감이나 소독 냄새의 영향이 크다. 이는 사회적 비용 등의 증가를 불러온다. 꼭 쓰지 않아도 될 비용을 연간 2조원 이상 지출하고 있다. 페트병 처리 등 환경비용도 상당하다.

반가운 건 수돗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점이다.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넘어서는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 공급에 대한 공감대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의견을 같이하는 몇몇 지자체와 이미 건강한 수돗물 생산, 철저한 수돗물 공급 과정 관리, 꼼꼼한 수도꼭지 수질 정보 제공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기 위한 협업을 추진 중이다.

고품질의 수돗물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는 일, 더욱 깐깐한 품질검사를 거치는 일, 물 관리 전반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고 활용해 실시간으로 어디서든 수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냄새 없고 맛 좋은 수돗물을 만드는 일, 물 복지를 실현하는 일 등은 국민 눈높이 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지름길이 된다. 행복이 멀리 있지 않은 것처럼 건강한 물 역시 우리 곁의 수도꼭지만 틀면 금세 만날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하자.

최계운 K-water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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