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우주] 에볼라, 어떻게 대처할 건가 기사의 사진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일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이하 에볼라)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유행함에 따라 ‘국제적 공중보건위기’를 선언했다. 이번 에볼라 유행은 역사상 최대 환자 수, 가장 넓은 지역 확산 및 항공여행을 통한 국가 간 전파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초래함으로써 국제적 지원 없이는 종식시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에볼라로부터 우리는 안전한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서아프리카에서 유행 중인 에볼라가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소수의 환자가 유입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의 높은 공중보건 및 의료 수준을 감안하면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1976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밀림 마을에서 처음 출현해 주민들을 몰살시켰던 에볼라는 최대 90%의 높은 사망률과 효과가 입증된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공포의 대상이다. 에볼라는 이후 수시로 소규모 유행을 일으켜 왔지만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간주돼 세계적인 위협이 되리라 여겨지지 않았다. 올해 에볼라 유행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가장 주된 요인은 서아프리카 3개국이 계속된 내전과 정정불안으로 매우 빈곤한 국가가 되다 보니 공중보건 및 의료체계가 붕괴돼 초기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원숭이 등 야생동물 사냥이 인체 감염을 일으킨 경로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에볼라 환자에 대해 제대로 된 진단이나 치료 및 격리가 되지 못하다 보니 병원에서 의료진까지 감염돼 사망했다. 주민들이 의료진에 대한 악성 루머와 불신으로 에볼라 환자를 병원에서 빼돌려 집에서 간병하거나 민간 주술사에게 치료받게 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됐다. 또한 에볼라 환자의 사체를 전통 장례방식으로 씻기고 만지면서 참석자 중에 2차 감염자들이 속출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자연계 병원소는 박쥐가 가장 유력하며, 원숭이나 영양 및 호저 등 야생동물을 감염시킨다. 감염된 야생동물은 발병하여 폐사하게 되며, 사람은 야생동물을 사냥하거나 사체와 접촉하면서 감염된다. 에볼라는 호흡기로 전파되는 사스나 인플루엔자와 달리 접촉에 의하여 감염되기 때문에 세계적인 대유행병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에볼라의 잠복기는 2∼21일이며,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는 전염성이 없다. 초기 증상은 고열 피로감 식욕부진 근육통 등이다. 이후 구토 복통 설사 등과 홍반성 피부발진이 나타난다. 중증 환자들은 피부 및 점막 출혈, 내출혈, 쇼크 등으로 숨지게 된다. 에볼라 치료는 수액 및 전해질 투여, 수혈, 산소 공급 등 보조요법이 주가 된다. 현재 아프리카 현지에서 에볼라로 인한 사망률은 약 55%이지만, 주민의 영양실조 및 현대의료의 부재 때문에 높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이라면 사망률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에볼라 유행에 대한 우리의 대책은 다음과 같이 고려해볼 수 있다. 첫째, 에볼라 유입 환자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국가로의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는 것이다. 유행국가에 있는 교민 또는 여행자들이 에볼라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도록 교육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때에는 신속하게 정확한 진단과 격리치료를 받도록 한다.

둘째,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유입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유행국가에서 입국하는 내국인 및 외국인을 최대 잠복기 3주 동안 관찰해 에볼라 의심 증상이 시작되는지 능동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에볼라 의심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안전하게 격리치료를 받도록 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에볼라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아프리카 국가를 지원하는 것이다. 현지 국가를 지원하는 것은 인도적인 차원뿐 아니라 국내 에볼라 유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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