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 지역에서 80대 독거노인이 이웃집 40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평소 혼자 산다는 사실을 알고 심야에 담을 넘어 들어가 잠자던 노인을 범한 것이다. 문제는 노인들이 성폭행을 당하고도 수치심 때문에 외지에 나가 있는 자녀에게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린다는 데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유사 성범죄가 2009년 244건, 2010년 276건, 2011년 324건, 2012년 320건, 2013년 370건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범인은 대부분 같은 동네 주민이거나 술에 취한 상태였다. 우발적 범행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74.6세였고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44.9세였다.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않아 드러나지 않은 범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패륜 범죄를 내 문제가 아니라며 방치해도 되는 걸까.

충북 음성군의 경우만 해도 독거노인이 2400여명에 이르고 그 가운데 3분의 2가 여성이다. 음성경찰서에서는 관내 봉사단체인 음성경찰서 청소년육성회 등 5개 단체와 협약을 맺고 독거노인 돌봄 도우미(일명 세이프가드) 100여명을 활용해 운용하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 1200명을 군청으로부터 명단을 통보받아 주 1회 정도 이들을 찾아가 말동무도 하고 개인적인 고충을 들어준다. 고독사 등이 우려되는 노인은 봉사자가 돌보고 있어 군민과 가족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주로 밤에 이뤄지는 성폭행 범죄까지는 돌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핵가족화에 따라 혼자 사는 노인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리 대비할 수 없는 노인 성범죄, 그 예방책은 없는 것일까. 우선, 수차례 유사한 범행이 일어난 지역 등 우범지대에 CCTV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듯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군민들에게는 시·군청에서 자치단체 예산으로 CCTV를 설치해 주는 방안도 고려해봄 직하다. 차선책으로는 음성경찰서에서 시행하는 독거노인 세이프가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배움터지킴이, 아동지킴이들에게 지급되는 최소한의 활동비를 독거노인 세이프가드 활동 도우미들에게도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고 본다.

‘○○단체와 대한노인회 협약식’ 등 현란한 구호보다 이제는 무방비로 방치돼 있는 노인 성폭행 범죄의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민종기(충북 음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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