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씨앗… 1㎜의  희망을  보다 기사의 사진
김동석展(9월 3∼16일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02-734-1333)
대지는 온순하고 따사롭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얽히고설키고 부딪히다 이어지고 끊어지기를 반복한다. 다양한 충돌이 어우러져 하나의 우주를 이루고 있다. 우주는 작은 씨앗에서 비롯된다. 농부가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김동석 작가는 20년 넘게 씨앗을 뿌리듯 붓질한다. 농부의 손길처럼 그의 손길도 부지런하다. 실제 씨앗을 오브제로 활용하기도 한다. 작가에게 씨앗은 생명의 근원이다.

작은 씨앗이 언 대지를 뚫고 나와 우주를 관통하듯 그림을 그린다. 1㎜의 희망으로 캄캄한 가시덤불을 헤쳐 나와 날마다 씨 뿌리는 농부와 같다. 그에게 캔버스는 대지이며 어머니의 품속을 의미한다. 캔버스에 뿌려진 씨앗들은 농부들이 대지의 살갗에 상처를 내고 생명을 심듯이 작가도 캔버스에 숭고한 수작(手作)을 하고 있다. 하얀 여백에 씨앗의 경이로운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희망을 꿈꾸는 우리 삶과 같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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