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34) 환경을 따라가는 옷 기사의 사진
멀버리 제공
지역적 환경과 옷은 밀접한 관계를 지녀 도시마다 옷 풍경이 다르다. 서울에는 서울 특유의 패션이 살아 있고 도쿄에는 그만의 감각이, 파리에는 ‘파리지엥’으로 통하는 파리만의 멋이 숨쉰다. 환경은 옷차림을 싫든 좋든 슬그머니 바꾸어 놓는다.

싫어도 환경 색을 따라가고 만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 것은 중국에서의 생활이 그 체감의 통로가 되었다. 원색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옷차림을 볼 때마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 튀어오르는 색의 무리에 현지인처럼 반응하는 모순이 신비하다. 중국에서는 붉은색 드레스에 눈길이 머물고 꽃 자수가 춤추는 봉긋한 치마가 예뻐 보였다. 하지만 딸을 보려고 서울에서 온 엄마의 입에서는 현지인 같다는 짤막한 한 마디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중국을 떠나 서울로 오면 ‘그렇게’ 입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옷차림에 형태가 들어가면서 시크해진다. 검정, 하양, 베이지, 회색 등 기본 색에 손이 가는 반면 튀는 색은 소품이 아니면 쉽사리 택하지 않게 된다. 그런가 하면 열대국가 싱가포르에서는 오색찬란한 꽃무늬와 대범한 원색 계열이 시야를 유혹한다. 반면 카리스마로 대변되는 검은색은 더운 지방에서는 무겁고 무덥게 느껴지는 색으로 인식된다. 검은색을 주로 입게 되는 도시는 파리로 그만의 권위와 신비가 파리의 우아한 내음과 일치한다.

환경의 색은 눈을 적시게 마련이고 배경과 버무려진 눈은 옷을 선택하는 집게가 되어 차림을 배경 색으로 칠해버린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