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이성을 잃으면 온갖 말을 다하게 된다. 요즘 정치권의 모양새가 그렇다. 새정치민주연합은 3자협의체를 주장하면서 새누리당이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쟁을 하겠다고 한다. 정치인이 어떻게 이런 극단의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정치인이 국회에서 전쟁을 한다면 과연 민의를 대표한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국회에서 큰 망치로 문을 부수는 광경까지 연출하면서 국민을 얼마나 실망시켰나. 그때에도 사과하는 척 하면서도 나중에는 자신들 주장이 관철 안 되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을 바꿨다. 전쟁하겠다는 것과 싸우겠다는 말이 뭐가 다른가. 이런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는지 의구심만 든다.

3자협의체는 여당과 야당,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을 뜻한다. 자식을 한순간에 보낸 세월호 유가족의 원통한 마음을 누가 제대로 헤아릴 수 있을까. 옛말에 남편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자식을 잃은 비통하고 말할 수 없는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정치인이 되어 정치를 논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일부 상식에 어긋나는 요구도 있는 것 같다. 세월호 선체 인양 작업도 두 달이면 충분했을 텐데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바닷속에 잠겨 있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무고한 잠수사들만 잇따라 희생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또 여야가 접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유가족들의 단식에 동조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단식 중이라고 하니 더욱 안타깝다.

정치인들 중에는 판검사 출신도 많고 일류 대학을 졸업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한 나라의 헌법체계를 위협할 수 있는 유족들의 요구에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휩쓸리는 모습은 보기 좋은 광경이 아니다. 세월호 침몰 진상위원회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는 다음에도 일어날지 모를 사고의 선례가 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이러한 초법적인 이슈에 휩싸여 자신들의 고유한 임무인 민생에는 뒷짐을 지고 있으니 팍팍한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단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국회는 싸움질만 하는 곳이 아니다. 국익을 위해, 민생을 위해 국민의 대리인인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맞대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회에서 정쟁만 일삼는다면 나라의 장래는 암담하다.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 국민이 정말 의지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이상락(경북 경주시 안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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