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단원이  그린  ‘조선  춤꾼과  음률’ 기사의 사진
김홍도의 무동(보물 제527호). 문화재청 제공
단원 김홍도의 그림은 생생하다. 그의 그림에선 삼현육각의 흥겨운 가락이 울려 나오는 듯하다. 장삼을 입고 춤을 추는 무동을 이처럼 잘 보여줄 수 있을까. 몇 백 년 전 조선사회의 운치가 작은 크기의 그림 하나에 담겨 있다. 부푼 두 볼로 힘차게 피리를 불거나 춤판이 꽤 지나 입이 아픈지 삐딱하게 대금을 부는 악사들의 표정이 흥미롭다. 북재비는 해금 소리에 취해서 장단을 맞추고 있다.

무동은 여기서 단연 주인공이다. 땅을 바라보는 얼굴엔 한가득 웃음이 드러나고 두 팔을 감아 돌리며 오른발을 번쩍 들었다. 그 신바람에는 한창 나이 때의 경쾌한 마음이 실려 있다. 왼발 끝으로 깡총 서서 힘찬 몸짓으로 시도하는 표현은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하는 느낌을 준다. 옷자락이 마냥 펄럭인다.

김홍도의 풍속화가 없는 18세기 조선 사회는 상상할 수 없다. 아름다운 선과 색이 아니라 거친 선의 굵기와 수묵화로 당시의 생활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이 그림에는 관객이 없다. 악사와 춤추는 아이뿐이다. 하지만 그림 밖에는 세월을 넘어선 관객들이 언제나 둘러싸고 있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2층 서화실에 가면 우리도 그런 관객 사이로 들어가서 춤꾼을 볼 수 있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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