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이상무] ICID 광주총회 성공을 기원하며 기사의 사진
최근 국제사회 양상을 좌우하는 큰 화두로 “few”, 즉 식량(food) 에너지(energy) 물(water)이란 세 가지 자원을 꼽는다. 식량을 생산하는 주 산업이 농업이고, 물은 농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원이라는 점을 보면 앞으로 세계경제에서 농업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할지 짐작할 수 있다.

농업은 특히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인 데다 국가별로 생산 환경과 기술 격차가 크다. 자유무역경제의 확산과 지역 블록화 확대로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지는 세계화 흐름에서 농업 분야의 관계는 국가 간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상호 협력을 통한 평화의 열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기후 변화에 따른 예기치 못한 재해가 빈번해지고, 개발도상국들이 안정적인 식량 생산과 농업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기후 변화 대응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공동 협력은 국제사회가 나가야 할 중요한 길임에 틀림없다.

농업 분야의 협력이 쉬운 것은 아니다. 농산물의 복잡한 절차와 관세, 오랜 투자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농업 SOC사업, 개발도상국의 불안정한 정치·사회적 환경 등은 교류와 지원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까다로운 과정과 오랜 노력을 필요로 하기에 농업은 확고한 신뢰를 구축하는 효과적인 길이기도 하다.

짧은 시간에도 발 빠른 근대화를 이루며 성장해 온 한국농업은 저수지, 방조제 같은 생산기반 조성 기술 등 많은 부분에서 선진국 수준을 갖추었다. 미얀마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농업 개발을 필요로 하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농업 기술을 전수하는 지원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국제사회의 공동 번영을 위해 농업 협력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많은 국가들이 농업을 주 산업으로 삼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제사회가 장기적으로 유럽연합(EU)과 같은 지역 블록화를 통해 폭넓은 공동체를 형성해 나갈 때 아시아에서는 농업 협력이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협력 수단이 될 것이다.

농업의 중요한 자원인 농지와 물은 ‘관개(灌漑)’와 ‘배수(排水)’를 통해 통제된다.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배출하는 균형을 통해 농지와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식량을 생산하는 것이다. 즉, 관개 배수와 수자원 확보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가능케 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협력을 좌우하는 글로벌 어젠다라고 할 수 있다.

오는 14일부터 1주일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농업용수 분야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총회가 ‘모으자, 나누자, 생명의 물’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개최된다. ICID는 96개국과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은행(World Bank) 등 50개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국제 비정부기구(NGO)로 한국에서는 총회가 처음 열린다. 1200여명의 각국 정부 각료와 실무자, 농업과 물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 변화와 농촌용수 확보’라는 주제로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 방안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농업 개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ICID 광주총회는 ‘농업’과 ‘물’이라는 이슈를 통해 인류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내년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경북지역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 물 포럼’의 오프닝 행사로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ICID 광주총회에 이어 물 분야의 가장 큰 국제 행사가 연이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다.

‘ICID 광주총회’와 ‘세계 물 포럼’의 성공적 개최로 한국이 농업과 수자원 분야의 국제 협력을 이끄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인류 번영을 위한 협력의 장이자 우리 농업의 경제 영역을 넓히는 발판이 될 ICID 광주총회에 많은 참여와 관심이 모이길 소망한다.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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