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고종이 커피를 즐기던 정관헌 기사의 사진
정관헌. 덕수궁관리사무소 제공
요즘은 커피향이 어디서나 퍼져 나오는 것 같다. 시내 요지에 큰 건물에 커피집들이 속속 들어선다. 도시 안에서는 예전에 사라진 다방보다 더 많아진 듯하다. 서양식 이름을 붙인 커피집마다 세계의 온갖 커피가 향내를 피운다. 종류와 이름도 다양하고 맛도 갖가지다.

한국 최초의 커피 애호가는 고종이었다. 러시아 공사관에 파천해 있을 때 커피맛을 안 고종은 덕수궁으로 환궁한 뒤에도 커피를 즐겼다. 서양의 차는 서양식 건물에서 마시는 것이 맛있던지 고종은 1900년 최초의 서양식 건물을 짓게 했다. 침전인 함녕전 뒤에 자리 잡은 정관헌(靜觀軒)이다.

러시아인 사바친이 설계한 정관헌은 조선식 주춧돌 위에 서양식 회랑 건물을 앉혔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인조석 내부 기둥이 이채롭다. 삼면이 트여서 정자 분위기도 나고, 접견실 분위기도 나온다. 고종은 정관헌에서 커피와 다과를 즐겼다. 한때는 관료들이 가득 들어차서 정무를 논하거나 외교사절의 알현 장소이기도 했다.

삼면 테라스의 난간은 코린트식 목조 기둥이 떠받친다. 용무늬, 꽃병을 비롯, 대한제국의 상징인 오얏꽃과 함께 사슴 등이 투각 또는 양각된 난간은 아름답다. 영화 ‘가비’의 촬영지로 알려져서 연인들이 찾아와 즐겨 사진을 찍는다. ‘2014궁중문화축전’이 열리는 오는 20∼26일 오후 7시엔 판소리 타악 살풀이춤 등도 공연한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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