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초등학교 6학년 3명이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여성을 성폭행했고, 지난 10일 중학교 1학년생이 승용차를 훔쳐 여자친구를 옆자리에 태우고 달아나다가 순찰차까지 들이받았다. 하지만 소년법상 촉법소년이어서 간단한 조사를 마친 후 집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신 법원의 보호처분을 받기 때문이다.

최근 촉법소년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성범죄의 재범률까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자 촉법소년이 죄질 나쁜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솜방망이 처벌을 촉법소년의 범죄가 흉포화되고 재범률이 높아지는 이유로 꼽는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촉법소년의 연령 상한선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촉법소년 문제를 단순히 연령 기준을 낮춰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학계에서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오히려 높이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촉법소년의 나이 딜레마 속에 해결책을 두고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는 수수방관해야 할 것인가.

서울 강동구는 2011년 강동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개개인의 바른 인성 함양이 확산되어야 학교폭력이 없는 건강한 학교가 된다’는 슬로건 아래 ‘좋은 중학교 만들기’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학교폭력 감소라는 실질적 효과와 학력신장 효과까지 이끌면서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했고, 미국의 저명한 학교폭력 전문가 조엘 하버 박사까지 방한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관심을 표명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경남 통영시는 2012년 초등생 살인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자 경찰과 자치단체 및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참하자는 ‘고 투게더(Go Together)’를 결성하고, 행정기관과 시민단체가 보호대상을 발굴해 지역사회 안전망 안에서 기관별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치안공동체를 구축했다.

이런 사례는 사후 처벌이 아닌 소통형 예방대책이자 협력치안의 대표적 사례다. 촉법소년 딜레마도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격언처럼 이런 방향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지효(경남지방경찰청 1부장·경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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