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김병삼] 거꾸로 된 나라를 꿈꾼다 기사의 사진
지금 대한민국은 합리적 설명이 불가능한 이념적 갈등과 권력투쟁에 직면해 있다. ‘대의정치’의 실종은 권력지향주의적인 사람들을 통해 이 사회가 변화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세상을 바꾸는데 힘을 실어 달라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줬지만 힘이 들어가는 순간 권력을 향유하려는 이기심이 발동하는 모양이다. 이것이 권력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다.

예수님은 공생애 사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는 세상의 권력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셨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하던 중 제자 사이에 권력다툼이 일어났다.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형제 요한이 주께 이렇게 간청한다. “주의 영광 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자 다른 제자들이 불쾌해했다. 그들도 예수님과 함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이 예수님에게는 좀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3년을 제자들과 함께 다니며 하나님 나라에 대해 가르쳤지만 그들은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힘과 높은 지위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 말이다. 그들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그분이 행하시는 기적과 힘을 사용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세상 바꾸는데 필요한 건 섬김

그들의 기대에 대해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 중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권력이 아니라 섬김이라는 말이다. 예수님이 꿈꾸시는 하나님 나라는 서로 힘을 쓰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도래한다. 이를 ‘거꾸로 된 하나님의 나라(Upside down Kingdom)’라고 부른다. 제자들이 그랬듯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렸던 한 강도도 이렇게 요구했다.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 그리고 나도 구원해 보라!” 그러나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 가지는 힘을 사용하지 않으시고 무기력하게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던 십자가 아래서 혁명적 하나님의 나라운동이 시작되었다.

혁명적 삶이 혁명적 세상 만들어

셰인 클레어본은 그의 책 ‘믿음은 행동이 증명한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 착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처럼 살면 사람들은 우리를 혁명가라고 부르며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못 박을 것입니다.” 세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힘’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다.

데이비드 플랫은 그의 책 ‘래디컬’에서 세계의 유력한 종교들과 기독교 사이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밝힌다. 기독교와 달리 다른 종교들은 시간이 흘러도 그 발생지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 시작한 교회는 끊임없이 중심 축이 옮겨졌다. 유럽에서 북미로 그리고 한국에서 부흥의 역사를 경험하고 이제 남미와 아프리카, 중국으로 교회의 힘이 옮겨간다. 한국교회의 수가 감소한다고 하나님의 역사가 끝난 것이 아니다. 유례없는 부흥을 경험한 한국교회의 권력과 돈을 하나님께서 쓰시지 않을 뿐이다. 힘이 있는 곳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을 가지려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힘을 쓰지 않겠다는 신앙적 고백이다. 가진 것이 많음에도 가난한 교회가 되겠다는 혁명적 결단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희망은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에게서가 아니라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으려는 사람들에게서 시작될 것이다. 하늘나라의 혁명적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한, 그래서 아직도 교회가 이 땅의 소망이 됨을 믿는다!

김병삼 만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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