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국민 아닌 대통령이 VIP라는 공무원들 기사의 사진
길을 가는 사람이 공무원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영문 약자인 VIP의 뜻을 물어보면 된다. 일반인은 사전에 나오는 것처럼 ‘Very Important Person(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대답하지만 공무원들은 같은 물음에 ‘대통령’이라고 답한다. 관행으로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18일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 보도자료에 보면 ‘VIP 주재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라는 표현이 나온다.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하고 주차정보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국비 221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부연설명이다. 여기서 언급된 VIP는 박근혜 대통령을 뜻한다. 공무원들은 해당 행사가 시작될 때까지 대통령 일정을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으며 대통령을 지칭할 때도 VIP라는 은어를 사용한다. 이렇듯 공직사회 내부에선 VIP가 대통령을 가리키는 단어로 굳어져 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에게 공개되는 보도자료에 대통령을 가리켜 VIP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정부 입장에선 주권자인 국민에게 내년 예산이 편성됐음을 알리는 것인데 대통령을 가리켜 VIP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권력의 원천을 망각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료를 작성할 때 신중하게 검토하지 못한 불찰”이라며 “밖으로 공개되는 자료에 대통령을 VIP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시인했다. 이 자료 외에도 검색 포털에 VIP와 정부부처 명칭을 함께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보도자료에서 대통령을 VIP라고 지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부 자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공무원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은 대통령인지 국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세종=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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