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스위스는 국민투표를 했다. 최저임금과 스웨덴의 전투기를 구입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 투표였다. 모두 부결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산업혁명 이후 많은 나라들이 직접 민주주의의 대안으로서 간선에 의한 의회 민주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간접 민주주의에서는 국회의원과 유권자 간의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하는 장치로 국민투표와 국민발의 그리고 해직청구와 같은 제도가 있다.

현재 한국은 세월호 문제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있다. 야권은 세월호 유가족의 의견을 대변하는 차원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한 특별법 제정에 여권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은 기존의 법률적 절차와 행사에 대한 문제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른 파생적 결과들에 대한 피로감은 국력의 상실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는 지난 4월 16일의 아침을 기억한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세월호. 한없이 맑고 밝았던 어린 생명들이 극한의 죽음의 순간을 채 깨닫지도 못한 채 스러져간 비극의 순간을 우리는 안타까움과 눈물로 무기력하게 지켜만 봤다. 꽃다운 아이들은 한국사회 모순의 희생양처럼 떠나고 말았다. 온 국민은 가슴이 미어져 불면과 애통함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슬픔을 대하는 동양 민족 공동체 문화의 특성에 연유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한국사회는 이 참사를 비극으로 간직한 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의 방법도 첨예하게 갈라져서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분열되고 국민도 나누어져 있다. 이를 지켜보는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하지만 손놓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간접 민주주의의 과정에서 의회활동을 수행하는 의원들에게 이제 국민들의 의사전달 기회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나 생각된다.

국민투표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도 현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의 일환이라고 판단된다. 자칫 현 정권의 평가와 관련된 정치적 민감성을 가지는 행위로 갈 것으로 보고 여당은 반대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내각제를 행하는 나라가 아니지 않은가. 야당도 이에 대한 탁월한 대안을 내놓을 것 같진 않아 보인다. 따라서 정치권은 스위스와 같이 간접 민주주의의 보완적 차원에서 국민여론의 수렴절차를 갖는 국민투표를 실시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진환(방송통신대 강원지역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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