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글로벌포커스

[글로벌 포커스-이지용] 중국은 지금 제2의 과도기

법치보다 인치, 정치개혁에 사법부 독립 빠져 금리 자유화 등 경제 질적 전환은 선언적 수준

[글로벌 포커스-이지용] 중국은 지금 제2의 과도기 기사의 사진
중국은 지금 18기 4중전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에 개최되는 4중전회에서는 중국공산당 집정능력 강화를 위한 정치경제 개혁안들이 나올 예정이다. 이전과 많이 다른 시진핑 통치 스타일이 이번 4중전회에서는 어떻게 표출된 것인가에 국내외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대내외적 정책을 분석할 때 지도자 개인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위험하다. 한 국가의 정책에 대한 분석은 정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만 하는 주객관적인 조건들에 대한 고찰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정치체제에서 정치 지도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많은 것을 설명해줄 수 있다.

시진핑을 비롯한 많은 중국 지도자들은 어린 나이에 문화혁명 시기를 거치면서 냉혹한 현실정치를 경험했다. 시진핑 또한 문화혁명의 광풍 속에서 부친인 시중쉰이 몰락하면서 고난의 역정을 시작해야 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현실정치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의 속성은 이들에게 깊이 각인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세계관에는 이상주의보다는 현실주의가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어린 시절 고난과 시련의 역경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람들이다. 동시에 중국의 개혁·개방 시기 실무 당정 관료들로 중국의 성공신화를 직접 써내려간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러한 역정은 현재 중국 지도부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이들의 강한 도전정신과 의지력, 그리고 자신감을 설명해준다. 특히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대변되는 중국식 정치경제 체제에 대한 자신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미국식 신자유주의 모델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더욱 강해졌다.

그러한 개인적 경험과 성향은 시진핑 시기 추진되고 있는 국내외 정책들로 표출되어 오고 있다. 최고지도자로 등극하기 전까지 보여준 시진핑의 신중한 태도는 예상보다 과감한 반부패 드라이브로 전환되었다. 중국 지도부에 두텁게 자리 잡은 장쩌민 인사들에 대한 쇄신 없이 정치경제적 개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전후 미국 중심으로 형성된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후진타오 전 주석 시기까지 중국은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현상’ 타파를 추구하지는 않았다. 이는 중국식 정치경제 모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대외적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지도자 개인의 성향이 현재 중국이 요구하는 개혁에 반드시 유리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현재 중국은 법치를 위한 정치 개혁, 시장경제 원리가 중심이 될 수 있는 경제 개혁, 그리고 사회적 다원화 수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주도할 시진핑 스타일을 살펴보면 낙관적일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이들은 법치보다 인치의 문화에 더욱 친숙하다. 시진핑이 주도하고 있는 반부패 캠페인이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지만 동시에 권력투쟁의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법치의 필수조건인 당으로부터의 사법부 독립이 빠져 있다.

경제성장 방식의 질적 전환을 위한 경제 개혁의 핵심 중 핵심에는 금융시장 개방을 포함한 금융 자유화가 있다. 물론 과감한 금융 개혁이 현재 중국경제에 유리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하지만 금리 자유화는 현 단계에서 혁신적 개혁의 시금석에 해당한다. 문제는 시진핑을 비롯한 지도부가 가지고 있는 국가 주도의 중국 모델에 대한 강한 확신이다. 결과적으로 경제성장 방식의 질적 전환은 여전히 선언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대 중국은 사회적으로 다이내믹한 다원화와 다변화 과정에 있다. 이는 전사회적 혁신과 창조성을 추동할 수 있는 사회적 동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중국 지도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정치체제에 주는 위협을 과도히 우려하는 것 같다.

현재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질적 도약을 위해 꿈틀대는 제2의 과도기에 놓여 있다. 이 시기 중국의 시대적 요구는 지도자들이 과거 성공의 경험을 넘어 과감하게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지용 국립외교원 교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