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부선(53·여)씨가 제기한 아파트 난방비 비리와 관련해 경찰이 열량계를 조작했다고 의심되는 16가구를 집중 조사키로 했다. 경찰은 이들을 소환해 난방량이 계속 ‘0’으로 나온 이유를 조사한 뒤 충분히 소명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일 김씨가 사는 옥수동 J아파트 난방비 비리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난방량이 ‘0’인 달이 2회 이상인 69가구를 조사한 결과 16가구는 이유가 소명되지 않았다”며 “충분한 이유가 확인된 53가구는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16가구는 형사처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환조사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3가구는 해외 체류(24가구), 배터리 방전을 비롯한 열량계 고장(14가구), 중앙난방 없이 전열기 사용(4가구), 공소시효 만료(11가구) 등의 이유로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경찰은 아파트 열량계가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 중 4가구의 열량계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 보내 감정한 결과 “배터리 제거 및 온도센서 손상 등으로 열량계의 정상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만 이 4가구 열량계에선 자체 결함이나 손상 흔적, 인위적 파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열량계가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주민들이 고의적으로 열량계를 조작했는지는 더 수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9일 성동구는 지난해 실시된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J아파트 주민들의 열량계 조작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실태조사에서는 2007∼2013년 동절기 가구 난방량이 ‘0’인 건수가 300건, 가구 난방비가 월 9만원 이하인 경우가 2398건이었지만 일일이 확인하려면 수사가 장기화될 수 있어 경찰은 난방량이 ‘0’인 경우가 2회 이상인 69가구로 수사 대상을 좁혔다.

수사 대상이 대폭 축소되자 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련 없이 떠나고 싶은 내 조국 대한민국아, 졌다 졌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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