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39) 레깅스, 간편한 스타일 보조 기사의 사진
BNX 제공
이 친구가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다. 옷차림을 또 다르게 만들 여지를 제공한다. 색색으로 구비해두면 곁들여 입기가 편하고 차림새에 포인트 역할을 한다. 접어서 한 줌밖에 되지 않으니 트렁크의 자리를 차지할 일도 없다. 이 친구는 레깅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레깅스의 모태는 다리에 달라붙는 형태의 바지라고 볼 수 있으며 명칭과 모양을 달리하며 수세기에 걸쳐 보온과 보호라는 명분으로 존속해 왔다. ‘쫄바지’로 통하는 오늘날의 레깅스가 정점을 찍은 것은 1980년대로 1990년대 중반까지 인기가 지속되다 90년대 말부터 한풀 꺾인 후 2000년대 중반부터 유행 품목으로 다시금 조명을 받기에 이른다.

레깅스는 눈에 들어올 때마다 사 모으는 옷이다. 기본 색상은 물론 자주, 보라, 파랑 등의 유색도 유용하게 쓰이는데 원피스, 긴 카디건, 스웨터 밑에 받쳐 입으면 차림이 새롭다. 대범한 꽃무늬나 과일무늬, 레오파드 무늬처럼 현란한 스타일은 시선을 무늬 자체로 쏠리도록 유도하여 울룩불룩한 다리 실루엣이 두드러지지 않도록 돕는다. 아이를 낳고 체중이 불었던 시절 일자형의 헐렁한 셔츠와 무늬 있는 레깅스는 촬영 있는 날 나의 제복이었다. 레깅스의 강점은 바지보다 활동성이 우월하고 타이즈보다 여유로운 착용감이다. 레깅스 덕분에 가을과 겨울 얇은 치마를 입을 일이 생겨 반갑다. 스타킹보다 따스하고 바지보다 가녀린 까닭에 레깅스를 찾게 된다. 하나 더, 비행기를 탈 때 레깅스만큼 다리를 편하게 놔두는 옷도 드물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