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할인 못 막는다” 도서정가제 한계 성토 나선 출판계 기사의 사진
‘올바른 도서정가제 정착을 위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에서 발행된 간행물의 경우 도서정가제 적용에서 제외된다. 그래서 해외에 출판법인을 설립해 그걸로 국내에서 할인판매 하겠다는 시도와 준비가 있다. 업계에서는 정가제 시행에 대비한 다양한 편법을 준비하고 있다. 이게 현실이고, 그걸 잡기 위해 시행령을 수정해달라는데 문체부가 왜 무시하는지 모르겠다.”(조재은 양철북 대표)

“IMF로 인한 출판사와 서점의 연쇄부도 사태 이후 이렇게 많은 출판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지금의 시행령은 도서정가제를 무효화하는 과정으로 가고 있다. 판을 뒤집어서라도 다시 제대로 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이다.”(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의장)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에 따른 도서정가제의 다음달 21일 시행을 앞두고 출판·서점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시행령이 업계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마련됐고, 곳곳에 허점이 많아 다양한 편법이 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인터넷서점협의회 등 출판·서점업을 대표하는 4개 단체들은 16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공청회를 열고 문체부 시행령 수정을 촉구했다.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시행령에 대한 업계 의견을 종합해 6가지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지난 9월 문체부로부터 수정 불가 통보를 받았다”면서 “출판 현실을 도외시한 입법이 안타깝고, 이대로 출판 시장을 살릴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입법을 거쳐 도입이 확정된 도서정가제는 판매되는 모든 신간 도서에 대해 할인폭을 정가의 15%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과다한 할인폭을 억제해 가격보다는 도서의 질을 통한 시장 경쟁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 7월 나온 문체부 시행령을 보면 곳곳에 허점이 많아 추가할인, 편법할인, 변칙할인 등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출판서점업계의 반응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요구안은 △오픈마켓을 정가제 적용 대상인 ‘간행물을 판매하는 자’에 포함시켜야 한다 △경품류, 배송료, 카드사와 통신사 제휴 할인 등을 ‘경제상의 이익’ 범위에 포함시켜 사실상의 추가할인을 막아야 한다 △전집(세트) 도서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 △정가제 위반에 따른 과태료 상향 등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문체부 출판인쇄산업과 김일환 과장은 “업계에서 요구한 6가지 수정안과 이 자리에서 나온 얘기들을 반영해 시행령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면서 “일단 다음 주 초에 각 협회 대표 등과 함께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다시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요구를 반영할 수는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날 공청회에는 강당은 물론 복도에까지 가득 차도록 사람들이 몰려 정가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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