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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염성덕] 방지일 목사가 남긴 것들

[삶의 향기-염성덕] 방지일 목사가 남긴 것들 기사의 사진
한국교회의 산증인이었던 방지일 목사님께서 하나님 품에 안긴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대부분의 장례식장에서는 호곡 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방 목사님의 장례식장에서는 통곡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방 목사님의 추모 물결은 한국과 미국 등 국내외에서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국내외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추모 행렬에 동참한 것은 방 목사님이 참된 신앙인이자 훌륭한 인격자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교회 주요 목회자들은 방 목사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고인을 그리워했습니다. 이들은 방 목사님께서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신앙, 바른 목회의 길을 가르쳐 주셨고 몸소 실천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또 방 목사님의 말씀은 간결했고, 축사의 길이는 짧지만 내용은 무겁고 깊었다고 회상합니다.

사랑과 섬김 적극 실천할 때일제 강점기, 6·25전쟁과 민족 분단,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운동, 최첨단 정보화시대에 이르기까지 방 목사님은 한국 교회사를 온몸으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교회사에서 괄목할 만한 족적을 남긴 방 목사님이 그리스도인들과 예비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는 교훈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추방되기 전까지 공산 치하의 중국 산둥성에서 21년간 복음을 전파한 방 목사님의 선교 열정은 열방을 향해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지상명령을 준행(遵行)한 그리스도인의 표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믿음과 신념으로 선교 현장을 누빈 방 목사님의 정신을 한국교회는 반드시 본받아야 합니다.

방 목사님은 금과옥조 같은 말씀을 많이 남겼습니다. ‘목사는 한국교회를 마음에 품고 겸손하고 검소한 삶, 옳지 않은 것과 타협하지 않는 삶, 바른 신학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믿음은 투항이다. 스스로 내려놓고 낮아져 하나가 되어야 한다.’ ‘회개의 눈물이 있을 때 감사의 눈물이 있고, 감사의 눈물이 있을 때 사랑의 눈물이 나온다.’ ‘교회의 목적은 복음을 전파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데 있다.’

방 목사님의 가르침은 분열과 다툼, 부정과 부패가 끊이지 않을 뿐 아니라 맘모니즘에 빠진 한국교회에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방 목사님의 메시지를 실천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할 일입니다. 그래야 교세가 위축되고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가 살 수 있습니다.

방 목사님은 지난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의 제99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총대들을 격려했습니다. 소천하기 나흘 전에도 북한 선교를 위한 교계 행사에 참석해 축도를 맡았습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습니다. 방 목사님의 삶이 사도 바울의 삶을 닮았다는 교계의 평가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소천할 때까지 주님의 일 해야하나님께서 부르실 때까지 주의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방 목사님께서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교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진정한 은퇴는 하나님 품에 안길 때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방 목사님은 삶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평신도들이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거나 목회자들이 담임목사직을 그만두는 순간 주의 일도 함께 내려놓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세를 넘긴 최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남미에 가서 집회를 인도하면서 하나님 말씀을 전한 방 목사님의 삶을 본받아야 할 때입니다.

염성덕 종교국 부국장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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