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발열… 체열 증폭… ‘내복 熱戰’ 후끈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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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이면 엄마는 지난봄에 챙겨 넣어 두었던 내의를 꺼냈다. 그리고 곧이라도 구멍이 날 듯 얇아진 무릎과 팔꿈치 부분에 헝겊을 대고 기웠다. “어머나, 무릎에 TV가 있네!”

분홍색 내복은 왜 그리 잘 떨어졌는지 한해 겨울나기가 쉽지 않았다. 이후 등장한 것이 빨간 ‘엑슬란’ 내복이다. 분홍색 면 내복보다 훨씬 비쌌던 빨간 내복을 겉옷 소매 밖으로 부러 삐죽이 내놓기도 했다. ‘우리 집 웬만큼 산다’는 표식으로. 엑슬란 내복은 1962년 첫선을 보인 아크릴 섬유로 만든 내복 브랜드다.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췄던 내복이 다시 등장한 것은 외환위기 때다. 실내온도를 낮추면서 내복입기 운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겉으로 울퉁불퉁 드러나 옷맵시를 망가뜨리는 두툼한 내복을 젊은이들은 반기지 않았다. 내복을 기피하는 20∼30대 젊은층을 잡기 위해 속옷 업계는 과학의 힘을 빌렸다. 열을 내는 원사를 써서 얇지만 따뜻한 발열내의가 등장했다. 2007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유니클로의 발열내의 ‘히트텍’은 내복에 대한 젊은이들의 생각을 바꿔 놨다.

올해는 국내 내복 브랜드들이 첨단 기능성 소재로 적외선, 체열 등을 활용한 내의까지 선보여 ‘열 전쟁’이 더욱 뜨겁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선 국내 내복 브랜드들이 수입 SPA(기획·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에 꺾인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도전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 선두에 선 것이 BYC의 2014년형 ‘보디히트’다. 대기 중의 적외선을 열에너지로 전환해 스스로 발열하는 광발열 기능의 ‘솔라 터치’ 원사를 사용해 보온성을 높였다. 몸의 수분을 흡수해 일시적으로 열을 내는 ‘흡습발열’ 기능과는 달리 반영구적이다. 남녀 상하의 세트 각각 3만7000원선.

좋은사람들의 ‘와우웜’ 시리즈는 아웃도어에 쓰이는 메가히트RX 소재를 썼다. 체내에서 발생하는 열을 다시 피부로 전달하고, 외부의 태양열 또한 증폭시켜 열을 더욱 많이 흡수해 보온성을 극대화한 체열반사 내의다. ‘제임스딘’의 ‘프리미엄 체열반사 세트’는 옆구리 허벅지 등에 절개 패턴을 적용해 자유로운 움직임을 돕고 활동적인 느낌을 더해 레포츠 활동 때도 편하게 입을 수 있다. 상하의 세트 7만원.

내의 전문 브랜드들이 열을 활용해 보온 기능을 강조했다면 란제리 브랜드들은 디자인과 화려함을 내세우고 있다. 남영 ‘비비안’은 보온성과 신축성이 높은 ‘파이로클’ 원단을 사용해 몸에 밀착되면서 감싸주는 느낌을 한층 높인 ‘바디핏’ 내복에 화사한 꽃무늬 패턴을 앉혔다. 겨자색, 와인색 등 세련되면서도 따뜻한 느낌의 컬러 내복도 선보였다. 여성용 상·하의 각각 5만8000원, 남성용 상·하의 각 4만8000원.

와코루는 조금씩 비치는 효과를 이용해 여성스러움을 극대화한 ‘번아웃’ 스타일의 꽃무늬 패턴 내복을 내놨다. 13만6000원. 트라이엄프는 화사한 보라색 꽃무늬의 면 소재 내복으로 여심을 홀리고 있다. 세트 4만8000원.

대형마트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기능성 보온 내의를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첨단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체내의 열을 다시 피부로 전달하며, 몸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흡수 및 건조시켜 쾌적한 착용감을 유지해주는 ‘울트라히트 체열반사 보온내의’를 선보였다. 남녀 상·하의 각 1만1900원. 이마트는 기존 섬유보다 35%가량 가벼우면서 면·울 소재보다 보온효과가 20% 이상 높은 ‘에어로웜’ 소재의 ‘데이즈 히트필’ 내복을 출시했다. 두께를 세 가지로 세분화해 골라 입을 수 있게 했다. 1단계 1만2900원, 2·3단계는 1만5900원. 길이도 다양해 겉옷 길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비비안, BYC 등 란제리 브랜드와 내의 전문 브랜드에서 모두 7부와 9부 길이를 내놓고 있다.

아이디어 상품도 눈길을 끈다. 분리형 언더웨어를 내놓고 있는 라쉬반의 ‘뉴히트’는 하체에서 추위를 가장 많이 느끼는 허벅지 부위를 감싸는 5부 길이의 내복 겸용 팬츠다. 소재는 텐셀. 4만5000원.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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