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정길호] 국방부문의 공기업 전환 기사의 사진
공기업이란 정부가 수행하는 사업 가운데 기업적인 성격을 가진 독립된 법인으로서 공공성과 기업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조직을 말한다. 시장경제체제에서 민간 부문이 급격히 성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부가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공기업, 즉 공공기관도 그 필요에 따라 괄목할 만큼 성장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공공기관의 연간 총 예산이 300조원이 넘고, 고용 인원은 약 30만명에 달한다. 국방 부문은 기본적으로 정부독점 영역인 까닭에 기업성보다 공공성이 훨씬 강해 공기업으로 전환할 분야가 타 부문에 비해 아주 협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 외국은 국방 부문의 민영화나 공기업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는 민간군사기업(PMC)이 번창하고 있다.

PMC란 군사적 재화와 용역의 전문적 제공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주로 군의 보급·정비·수송과 같은 군수지원을 비롯해 교육훈련과 작전계획, 더 나가서는 부대조직 및 전투 수행에 이르기까지 그 활동 범위는 다양하다. 이러한 PMC는 효과적인 군사력 건설과 유지를 위해 거대 산업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 임무의 속성상 군의 업무는 지속성·보안성 및 적시성이 요구되므로 이의 적절한 확보를 위해 공공성 측면에서 규제와 보완대책이 강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한 사례는 독일의 GEBB(군개발·획득사업 유한지주회사)다. 이는 군 개혁 과정에서 국방 경영과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사(公私)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개념이다. GEBB는 국방부 산하 기업으로서 군의 전투 핵심 역량을 증대시키고 현대화할 수 있도록 군사운영비와 고정자산 절감 필요성에 부응코자 설립했다. 경제성을 기준으로 예산절감 방안을 제시하고, 비핵심 전략 분야의 사회 이관, 국방부의 민간 분야 사업조정 등 임무를 수행한다. 현역 감축과 함께 새로운 군의 소요를 경제적 관점에서 최적화하는 기업으로서 민간자본 동원, 제대군인 창업 자금과 대부, 새로운 형태의 군 관련 민간회사 설립 추진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한국군은 효과적인 국방 경영을 위해 주로 외주 용역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장비의 외주정비, 시설물 관리, 오폐수 처리, 복지시설의 민간인력 활용 등이다. 다른 한편 정부기관으로서 기업경영 방식인 군 책임운영 기관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196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인의 외국 업체 취직과 국내 업체의 현지 진출이 활발했는데, 이것이 곧 오늘날의 PMC에 해당하며 대표적인 기업진출 사례는 한진그룹 전신인 한진상사의 활동을 들 수 있다.

결국 국방 부문에 있어서의 공기업 확대는 군사작전과 전투 수행에 지장이 없는 분야를 찾아 기업성과 공공성이 보장되는 독립된 기관을 창설 혹은 확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야는 국방개혁 추진, 국방 경영과 군사력 건설의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전투지원 분야의 공기업 전환은 민간인력 활용이 용이한 군수·시설 및 장비 그리고 정보화 기능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이에 적합한 공공기관으로 ‘제대군인지원공단(가칭)’ 설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공단이 설립되면 전역 직업군인을 통합 관리하고 군내 비전투 분야를 공단에 아웃소싱해 국방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제대군인의 일자리를 창출해 재취업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현역 직업군인의 근무 의욕을 고취하는 이중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공단은 군내의 아웃소싱뿐 아니라 시장논리에 의해 타 부문의 안전·경비·소방·환경 등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또 다른 형태의 PMC를 다양하게 설립하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는데 그러한 분야는 장비 정비, 물자 수송, 군용지 관리, 군시설 관리, 군 정보화 유지 기능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정길호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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