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조석] 국정감사를 받고 나서 기사의 사진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통제 제도다. 국회는 국정운영 전반이나 특정 사안에 대해 잘못된 부분을 적발, 시정하고 입법 활동과 예산안 심의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획득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정감사를 시행한다. 우리나라는 제헌헌법에 의해 1949년 최초로 국정감사를 실시했고 중간에 폐지된 시기도 있었으나 1988년 다시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해마다 실시되는 국정감사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수행한 주요 업무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보고하고 평가를 받는 중요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국정감사가 다가오면 정부와 공공기관은 조직 전체가 수감체제로 전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요구하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준비하고, 예상되는 각종 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준비하는 일이 주요 업무가 된다. 밤늦게까지 자료를 준비하는 직원들이나 현장에서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아야 하는 기관장 모두가 힘들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정감사는 관행적으로 해오던 비효율적인 업무 추진이나 기관 운영에 대해 반성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일들을 국민 눈높이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 아닐까 한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이번 국정감사가 깊은 반성과 함께 더 개선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회사는 특성상 조직 전반을 관리 감독하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와 원자력 안전 규제를 관할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감사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다른 기관과 달리 기관장이 총 다섯 차례 국정감사장에 출석하게 되었다. 상임위에 따라 질문의 초점은 조금씩 달랐지만 원전정책, 원자력 안전, 계속운전, 신규 원전 건설 등에 관해 많은 질의와 정책 대안을 받게 되었다.

지난해 워낙 호되게 국정감사를 수감한 경험 덕분인지 올해 국정감사는 지난해보다 심리적 어려움은 덜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국정감사는 더 어렵고 힘들었다. 원전 비리와 여름철 전력 수급 불균형으로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던 터라 매서운 꾸지람을 들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자는 한수원 사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못된 사안과 직접 관련은 없었지만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거듭했다.

물론 올해도 많은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관행적으로 해오던 잘못을 개선하라는 권고가 많아서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적된 사항에 대한 개선 방안을 찾을 생각이다. 게다가 우리 직원들의 떨어진 사기를 걱정하고 우리 회사에 대해 애정과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도 계셨다. 다섯 차례 국정감사 수감을 통해 우리 회사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우려를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몸에는 이롭다. 국정감사를 통해 날카로운 지적을 받을 때 솔직히 당장은 쓰다. 그러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조직의 체질을 강화하는 데는 매우 유익하다.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된 상태에서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지적받고 브레이크를 걸어보는 뜻 깊은 계기가 된다. 그런 점에서는 국정감사는 양약(良藥)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원자력 발전은 국가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 에너지원이자 에너지 안보의 버팀목이다. 그 중차대한 역할만큼 책임감 또한 큰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원자력 발전은 국민 안전에 직결된 만큼 사소한 잘못이 있어서도 안 된다. 국민이 안심하실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될 때까지 보완하고 또 보완하며 개선하고 또 개선해 나갈 것이다. 국감장에서 나온 한 말씀 한 말씀을 국민의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귀담아 들으며 철저하게 개선해 내년 국감장에서는 ‘한수원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원자력 발전에 이제는 믿음이 간다’는 말씀을 기대해본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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