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홈쇼핑 ‘나홀로 대박행진’ 급브레이크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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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주부 전모(33)씨는 출퇴근시간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시로 필요한 물건을 검색한다.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 애플리케이션(앱)을 띄워 ‘특가 물건’을 찾기도 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생필품도 구입한다. 이전에는 TV 채널을 돌리다 홈쇼핑에서 물건을 사는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놓친 프로그램도 스마트폰으로 보다 보니 TV 시청 시간 자체가 크게 줄었다.

‘불황에 강하다’는 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홈쇼핑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홈쇼핑 상위 3개 업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성장세를 이어오던 TV 부문이 주춤한 가운데 모바일 부문 역시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영향이 크다. TV 시청자 수가 줄고 모바일 부문에서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 등 기존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전망 역시 엇갈리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실적을 발표한 CJ오쇼핑의 3분기 매출은 2870억47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76억9200만원으로 2분기에 비해 29.0% 줄고, 전년보다는 16.2% 낮아졌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GS홈쇼핑은 매출이 전년보다 4.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9%나 깎였다. 이튿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홈쇼핑도 전년 대비 매출이 늘고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 채널이 부침을 거듭할 때도 성장세를 이어오던 홈쇼핑이 주춤하게 된 것은 전반적인 내수 침체와 TV 부문 성장이 둔화된 영향이 크다. 과거 상대적으로 싼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최근에는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 등 온라인이나 모바일 기반의 유통 채널이 일반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홈쇼핑의 장점이 약화됐다.

TV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면서 모바일 쇼핑액 역시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모바일 쇼핑액은 3조8830억원으로 온라인 쇼핑의 34.1%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4.8% 증가한 수치다. 해외직구가 하나의 유통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쇼핑의 국경이 무너진 점도 홈쇼핑에 악재로 작용했다.

‘TV 이후’를 보고 투자한 모바일에서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도 원인이다. 지난 9월 닐슨코리안클릭은 보고서를 통해 “(홈쇼핑 사업자들에게는) 이제 모바일 이용자 확보가 차별적인 성장을 주도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업체들은 모바일 부문에서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업체들은 모바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생각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해외 시장의 경우 중국 등 일부 시장에서만 수익을 거두고 있고 국내 시장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중소기업 전용 제7홈쇼핑 출범 계획을 밝혔다. 과거 업체가 추가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송출 수수료가 크게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기존 업체의 송출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이나 해외로 투자를 확대하고는 있지만 모바일의 경우 한번에 수십억원씩 매출을 내던 TV 홈쇼핑 시장을 완전히 대체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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