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42) 코트, 겨울옷의 얼굴 기사의 사진
도나 카란 컬렉션 제공
겨울은 멋을 부리기가 힘든 계절이다. 우쭐할 만한 옷이어도 코트 하나만 잘못 걸쳐도 신경 쓴 차림이 묻혀버리는 일이 벌어진다. 코트 선택이 중요한 까닭이 여기 있다.

이곳 홍콩의 시내 주요 패션 숍들을 돌아보니 디자인이 대체적으로 간결하고 띠나 벨트로 허리를 조여 묶어 입는 식이 눈에 많이 띈다. 영국 해군이 즐겨 입었다는 근엄한 피코트의 인기는 여전하고 트렌치의 모양을 본뜬 외투들도 심심찮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한편 중고교생의 교복 격인 토글(뿔 모양의 단추)을 단 더플코트를 숙성시킨 스타일도 다채롭다. 감미로운 베이지 색과 강렬한 보라, 빨강, 초록 등의 색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마음을 빼앗는다. 코트 한 벌이면 족하다고 하나 욕심을 부려 보자면 무난한 색과 센 색 두 가지로 장만하면 지루하지 않다. ‘보통 때’와 ‘특별한 때’가 있듯이 코트도 상황을 탄다. 원색 코트의 강점은 우중충한 대기에 정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검은색 롱부츠를 화려한 빛깔 아래 받쳐 신으면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것이 유행에 반응하는 차림으로 피력된다. 검은색과 감색처럼 무난한 색상의 코트인 경우에는 천이 고급일수록 돋보인다. 또한 디자인이 단순할수록 소재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소재가 우수하면 부수적인 디테일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평상시 청바지를 즐기는 타입이면 가죽 소재나 털이 들어간 제품이 캐주얼 룩에 무던히 어울린다.

겨울이 매서워도 코트만이 만드는 폼이 있기에 은근히 추위가 기다려진다. 코트는 역시 겨울의 주인공이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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