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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우리의 자녀… OECD 국가와 비교해보니 아동결핍지수 54.8% ‘최고’

삶의 만족도 60.3점 ‘최하위’… 아동 8%는 식품빈곤 경험

불쌍한 우리의 자녀… OECD 국가와 비교해보니 아동결핍지수 54.8% ‘최고’ 기사의 사진
서울 근교에 사는 박정훈(가명·12)군은 학원과 PC방을 들른 뒤 매일 오후 7시쯤 집에 들어간다. 마트 계산원인 엄마는 밤 11시나 돼야 귀가한다. 저녁은 과자나 라면으로 때운 뒤 주로 TV를 보며 저녁 시간을 보낸다. 박군의 같은 반 친구는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돈이 없어 지난봄 수학여행도 못 갔다. 두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 이모(38)씨는 “형편이 좋지 못한 아이들은 성장기에 꼭 필요한 것들을 가져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12월 18세 미만 자녀를 둔 전국 4007가구(빈곤가구 1499가구 포함)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여가활동이나 양질의 음식 섭취 등 삶에 필요한 걸 누리지 못하는 아이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4일 ‘2013년 한국아동종합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우리나라 ‘아동결핍지수’가 54.8%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결핍 정도가 가장 높았다. 유니세프가 개발한 아동결핍지수는 14개 항목 중 2개 이상의 항목에 ‘아니요’라고 답변한 아동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높을수록 결핍 수준이 심각함을 의미한다.

영양 문제도 드러났다. 전체 아동의 8%는 먹을 것이 떨어졌는데 살 돈이 없어 굶어야 하는 ‘식품 빈곤’ 상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가구(차상위 계층·기초수급 가구)만 따로 떼어내 보면 식품 빈곤을 겪은 아동의 비중이 42.2%에 이른다.

아이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도 매우 낮았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만족도는 60.3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삶의 만족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삶의 질을 평가할 때 쓰는 국제 척도다. 우리나라는 만족도가 가장 높은 네덜란드(94.2점)와 무려 30점 넘게 차이가 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삶의 만족도가 낮고 결핍지수도 높은 것은 부실한 영양 섭취와 학업·여가의 불균형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말까지 ‘제1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박세환 문수정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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