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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이승한] 역사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한 사람

[삶의 향기-이승한] 역사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한 사람 기사의 사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는 장로교의 산실이다. 장 칼뱅의 스위스 제네바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존 낙스가 1567년 가톨릭의 중흥을 꿈꾸던 메리여왕에 맞서 종교개혁을 단행함으로써 뿌리를 내린 것이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이다. 중국 선양에서 성경을 번역해 한국에 전해준 존 로스 선교사가 스코틀랜드 장로교 출신이다. 그 유수한 신앙의 고장 에든버러는 지금 어떻게 되어 있는가. 2010년 에든버러 선교 100주년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갔던 기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교회의 대부분은 비었고, 일부 교회는 술집으로, 공연장으로, 귀신 체험관으로 전락해 있었다. 또 이슬람교로 넘어가 모스크로 변했고, 신학교는 거의 문을 닫았다.

1910년 6월 14일. 에든버러에는 전 세계 선교사들이 참석해 열흘 동안 선교대회를 열고 20세기 세계선교 전략을 논의했다. 우리의 귀에도 익숙한 아펜젤러 언더우드 마펫 등 초기 한국 선교사들도 참석해 동아시아 선교전략의 거점으로 한국을 추천한 역사적 현장이 에든버러이다. 그런 도시가 100년 만에 교회가 사라지는 도시로 변해버렸다.

개혁에 딱 맞는 제언들

지난주 한국교회는 무척 바쁜 시간을 보냈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497주년을 맞아 꽤 많은 단체들이 종교개혁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는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지적과 대안 제시가 있었다. 발제자들은 한국교회의 문제점으로 번영신학과 성장제일주의, 목회대물림, 목회자의 윤리적 타락, 목회자의 과잉 배출과 질적 저하, 교파분열, 투명성 미비 등을 꼽았다. 또 교회는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며, 심지어 세상 것을 가지려고 하나님을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지도자들은 돈과 쾌락과 명예를 추구하고 목회자와 교인들은 그리스도의 주 되심에 대한 신앙고백을 허구로 만들었다고도 했다.

발제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성경으로’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그리스도가 유일한 구세주가 되심에 대한 신앙고백을 재확인하고, 세상과 돈과 명예를 사랑했던 죄를 통회자복하고 가난과 약함, 슬픔과 아픔을 몸에 지니려는 갱신의 결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개교회주의와 교파분열을 극복하고 재정을 투명하게 운용하며 건전하고 양식 있는 인물이 교회의 지도자로 나설 수 있도록 선거제도의 과감한 개혁을 제시했다.

다 맞는 말이다. 그동안 수많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같은 내용으로 개혁과 갱신을 외쳤다. 그런데 달라진 것이 왜 없는가. 구호는 많으나 실천은 없기 때문이다. 갱신을 얘기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해야 변화의 능력으로 작동한다.

스스로 실천해 개혁 이뤄야

교회는 늘 개혁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숨 가쁜 구호들을 내려놓고 목회자부터 권력과 물질과 명예의 탐욕에서 자유로워지자. 자기반성과 비판은 필요하되 무조건적인 비판은 서구교회처럼 교회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역사는 한 사람의 위대한 지도자에 의해 변화된다고 한다. 출애굽의 영웅 모세, 이스라엘의 통일국가를 이룬 다윗, 조선의 번영을 이끈 세종, 나라를 풍전등화에서 구한 이순신 등은 자신을 비우고 헌신했기 때문에 역사를 변화시킨 인물로 남아있다. 한국교회 목회자 모두가 역사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이승한 종교국장 s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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