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염성덕] 에티오피아의 한국병원 기사의 사진
에티오피아는 한국인에게 상당히 낯익은 나라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집트만큼 한국인에게 잘 알려져 있다. 한국인은 에티오피아 하면 커피의 본산지라는 것 말고도 두 가지를 떠올릴 것이다.

우선 국경을 초월한 이스라엘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의 로맨스. 이는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기억하고 있는 세기적인 로맨스임에 틀림없다. 솔로몬 왕에게 지혜를 구하러 간 시바 여왕은 솔로몬 왕에게 전무후무한 선물을 주고, 그에 상응하는 선물을 받고 귀향한다. 구약성경 열왕기상과 역대하에는 시바 여왕을 스바 여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때 시바 여왕은 솔로몬 왕과 동침했고, 귀국해 솔로몬 왕의 아들을 낳았다고 에티오피아인들은 믿고 있다. 그 아들이 에티오피아 초대 황제인 메넬리크 1세로 알려져 있다. 두산백과 ‘에티오피아의 역사’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제국헌법은 메넬리크 1세부터 하일레 셀라시에(1892∼1975) 황제까지 왕통이 연면(連綿)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은 솔로몬 왕의 후예들이 왕위를 계승했고 3000년에 달하는 역사를 갖고 있다고 자랑하며 강한 자부심을 내보인다.

의료선교 통한 복음전파 절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우리나라에 전투병을 급파한 16개국 중 하나다. 에티오피아군의 한국 파병에는 셀라시에 황제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1935년 이탈리아가 침공하자 국제연맹에 도움을 청했지만 사실상 외면을 당했다. 그런 아픔을 겪었던 셀라시에 황제는 북한군이 남한을 침략하자 황실 근위병 위주로 1200명을 선발해 한국전에 파병했다. 3차에 걸쳐 파병된 에티오피아 장병 6000여명은 강원도 춘천과 화천 지역에서 용맹을 떨쳤다. 120여명이 장렬히 전사했고, 530여명이 부상했다.

에디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는 참전 기념공원이 조성돼 있다. 기념비에는 국가보훈처와 춘천시가 기증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기념비 앞쪽에는 전사자 120여명의 이름을 새겨 넣은 비석들이 놓여 있다. 이곳을 찾은 한국인들이 묵념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춘천에도 비슷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공원 근처에 참전 용사들과 자손들이 모여 사는 ‘코리안 베테란스 빌리지’가 있다.

참전 용사들은 1974년 쿠데타로 집권한 공산주의 정권 아래에서 17년 동안 큰 고통을 당했다.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공산주의 정권이 물러날 때까지 북한군에 맞서 싸운 참전 용사들을 혹독하게 핍박한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참전 당시만 해도 아프리카 대륙에서 선두주자에 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국력이 크게 약해진 상태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50년대 초반에 비해 거의 10분의 1로 줄었다. 참전 용사들의 삶 또한 피폐해 질 수밖에 없었다.

명성기독병원 벤치마킹해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김삼환 목사)가 에티오피아에 설립한 명성기독병원(MCM·병원장 김철수)이 그런 참전 용사들을 위해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준 사마리아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병원은 참전 용사들에게는 무료 진료를, 배우자에게는 진료비 50%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MCM의 의료 수준은 에티오피아의 국가 요인들이 치료받을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일반인도 이 병원을 선호한다. 2004년 MCM을 개원한 명성교회는 50년 동안 병원을 발전시켜 에티오피아에 기증하는 것을 목표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세브란스병원을 지향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교회가 해외선교를 위해 벤치마킹할 사례가 아닌가 싶다.

염성덕 종교국 부국장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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