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공동체 일원으로 안정감 줘야… 대안학교 지원 확대 절실” 기사의 사진
“아이들이 비뚤어진 동료의식을 소속감으로 착각하지 않게 도와줘야 합니다.”

이강래(60·사진) 원광대 경영학부 교수는 16일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위기의 아이들에게 안정된 소속감을 주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틀에 박힌 대안 활동을 벗어나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1997년 광주에 ‘맥지(麥志) 청소년사회교육원’을 설립했다. 17년간 자비를 털어 방황하는 청소년 1800여명을 지원했다. 학교 밖 아이들의 ‘대부(代父)’다. 지난 5월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왜 소속감이 중요한가.

“위기의 아이들은 학교를 옮겨야 하거나 부모가 이혼과 재혼하는 등 새로운 소속을 끊임없이 강요당하는 경우가 많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특히 정서적 불안이 심한 청소년기는 소속에 대한 갈망이 더 심하다. 학교를 떠나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소속감을 충족시키려 하는데, 이건 비뚤어진 연대감이다. 그 모임은 불안정하고 소모적이다. 어른의 역할은 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는 이상적인 준거집단에 속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어떻게 소속감을 키워줘야 하나.

“같이 사진도 찍기 싫어할 만큼 마음을 닫은 상태로 맥지 교육원에 들어온 아이가 있었다. 오랜 시간 상담을 통해 아이가 사회복지 쪽에 관심이 많은 걸 확인했다. 관련 책을 사다주고, 전문가도 소개해줬다. 올바른 준거집단을 찾도록 도와준 것이다. 이후 대학에 가고 첫 학기 학점이 4.0이 나왔다. 대안학교나 청소년센터도 이런 소속감 충족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자신을 존중하도록 해줘야 한다. 담배 피우고 친구들 돈 빼앗는 건 결국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다. 사랑받지 못했기에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모르는 거다. 그걸 알게 해줘야 ‘나도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정부가 할 일은.

“제도권 학교는 일반 학생들 관리하기도 벅차다. 결국 대안학교와 청소년센터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을 맡아야 한다. 여성가족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후원이 조금 있긴 한데 부족하다. 아이들의 소속감을 키워줄 양질의 교사와 활동가가 더 많아야 한다. 맥지 교육원의 경우 자원봉사자를 합해 20여명의 선생님이 있는데 학생은 50명이 넘는다. 다른 센터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교사 1명이 20명 넘게 관리하는 곳도 많다. 관심이 분산되면 다시 거리로 뛰쳐나가려는 아이들을 붙잡을 수 없다. 소속감은 외톨이인 자신을 계속 돌봐주는 누군가로부터 나온다. 정부가 대안학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서 교사를 늘리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박세환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