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노트] (44) 폰초, 멋이 된 민속의상 기사의 사진
타미힐피거 제공
직사각형이나 마름모꼴의 모직물 한복판에 구멍이 뚫린 중남미 태생의 천 조각. 얼핏 보면 담요 같지만 엄연한 옷인 폰초는 이번 겨울 유행 품목으로 대두되고 있는 일명 핫 아이템이다. 폰초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었던 것은 유치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각뿔처럼 생긴 털실 덮개를 엄마는 애지중지하며 딸에게 입히셨다.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던 나들이 옷이었던 폰초가 살랑살랑 패션 바람을 타고 남다른 ‘어른’ 옷으로 귀환했으니 새삼 시간의 마력을 절감한다.

안데스 민족이 착용했던 폰초가 세련미를 띠기 시작한 것은 유럽인들의 의생활에 스며들면서부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거친 모직물 대신 실크가 이용되었고 정교한 자수와 반짝이는 메탈사가 동원되어 보온과 농사일 용도로 쓰이던 기존의 기능을 탈피하게 되었다.

폰초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유혹의 손짓을 보내는 따끈한 감각 때문만은 아니다. 색다른 외투가 될 수 있는 신선함과 두툼한 스웨터를 비롯하여 여러 옷을 겹쳐 입어도 무방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 마음이 동요한다. 한마디로 옷 주위로 두둑하게 텐트를 치는 느낌이다. 치마와 바지에 두루 어울리는 점도 지나칠 수 없다. 특히 겉옷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긴치마와 폰초는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폰초를 고를 때 유의할 점은 길이가 허벅지 선까지 오지 않으면 짧아 보인다는 것이다. 또 길게 늘어지는 폰초의 특성은 키 작은 사람들이 꺼릴 수 있으나 굽 있는 부츠가 망설임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김은정(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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