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전성시대]  일본 ‘망가’ 자리에  한국웹툰 대체할 것 기사의 사진
“웹툰이 다른 콘텐츠로 전파되는 이유요? 영화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스토리 보드와 닮아 있기 때문이에요. 스토리 보드를 보고 바로 2차 작업에 나설 수 있죠.”

만화의 고장 프랑스에서 온 젊은 남자는 한국 웹툰에 푹 빠져 있었다. 우리나라 웹툰을 설명할 때 ‘선두주자’ ‘성장’ ‘활약’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한국 웹툰 사이트에도 자주 접속하고 특히 웹툰 작가 순끼의 ‘치즈 인 더 트랩’을 재밌게 봤다”며 웃었다.

프랑스 최대 만화 출판사인 카스텔만 편집장이자 유럽 최초의 디지털 만화 플랫폼 ‘델리툰’의 대표를 맡고 있는 디디오 보르그(사진)가 ‘국제콘텐츠컨퍼런스(DICON·디콘)’ 참석차 내한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웹툰포럼’ 섹션에서 그는 ‘종이에서 디지털로 혹은 디지털에서 종이로, 디지털 세상에서 프랑스의 역설’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보르그 대표는 세계 최초로 열린 이번 웹툰 포럼에 대해 “한국은 전문적이고 선도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흥미로운 주제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화업계에 몸담은 지 올해로 25년째다. 14살 때 벨기에 만화 캐릭터 ‘탱탱’(Tintin·1929)을 보고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2011년 디지털 만화 플랫폼 운영이란 새 도전에 나서서 ‘델리툰’을 만들었다. ‘델리툰’에는 현재 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400편쯤 배급되고 있다.

“프랑스 만화 시장의 역사는 한 세기 이상이에요. 만화 잡지를 통해 시작된 만화 열풍이 최근엔 인터넷 발달에 따라 웹툰으로 포맷의 변화를 겪고 있죠. 한국의 사례를 보면서 도전하게 됐어요.”

이어 프랑스 웹툰 ‘라스트맨’을 꺼냈다. 주인공 아드레안이 상상 속 세계에서 모험을 펼쳐가는 이야기인데 현지에서 인기가 대단하다고 했다.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8개국 언어로 번역돼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제 갓 걸음마를 뗀 프랑스 웹툰 시장에서 눈에 띄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한국 웹툰 시장을 두고 소재가 다양하고 독자와의 연결고리, 피드백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도 우리의 시스템을 적용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특히 한국에서 웹툰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이유로 PC와 모바일 접근성, 작품의 퀄리티 등을 꼽았다.

웹툰의 매력이 뭐냐는 질문에 ‘드라마’ 얘기를 꺼내면서 “TV 드라마를 볼 때 다음 회를 기다리게 되는 것처럼 웹툰을 보는 독자들이 이어질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든 것이 큰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일본 만화 ‘망가’가 프랑스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어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일본 만화를 책과 TV로 보며 자랐죠. 지금은 인터넷이 TV를 대체하고 있어요. 만화도 웹툰으로 대체되는 모양새죠. ‘망가’의 자리에 한국 웹툰이 자리하게 될 거라 예측해봅니다. 인터넷을 매개로 ‘망가’ 이상의 접촉점이 생겼으니까요.”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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